고종의 어진을 그린 근대 최고의 초상화가 채용신(蔡龍臣ㆍ1850~1941)의 ‘화조도’가 지난 10월 21일 일본 경매에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와타나베 유지 규슈산업대 미술학과 교수는 13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마련한 국제 학술대회에 참가, 일본에서의 조선 시대 회화에 대한 공동 연구 방안을 발표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경매에 나온 화조도는 두 점으로, 낙관에 “광무 9년 초여름 석지가 그렸다(光武九年孟夏石芝寫)”고 표기, 1905년에 그렸음을 알 수 있다. 채용신은 극사실적인 사진술로 생전에 약 100여점의 초상화를 남겼으며, 고종은 그의 그림에 탄복해 ‘석강(石江)’이라는 호를 직접 내리기도 했다.
채용신의 화조도는 부산박물관이 소장한 순정효황후의 애장품으로 알려진 ‘백납병풍’ 화조도 등 10여점에 불과할 정도로 귀하다. 과감한 생략과 화려한 색감, 세밀한 묘사가 어우러진 그림은 그의 화풍의 새로운 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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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나베 교수는 “일본 소장자들의 컬렉션이 최근 처분되거나 공적 기관에 기증되고 있다”며 “일본 소장가들의 컬렉션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