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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기업 개혁한다는날, 낙하산 투하... 야당 “소가 웃을 일"
정부가 자산매각, 복지와 부채축소 등 초강력 공공기관 정상화대책을 발표했지만 부실경영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낙하산 인사와 노조와의 결탁’를 빼먹어 속빈 강정이라는 비판이 정치권에서 쏟아지고 있다. 특히 현오석 부총리가 굳은 표정으로 공공기관 군기를 잡은 11일 김성회 전 새누리당 의원이 한국지역난방공사에 내정되고, 친박계 김학송 전 의원도 한국도로공사 사장에 취임해 야당으로부터 “원칙과 약속을 저버린 논공행상식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공공기관 정상화는 낙하산인사 근절에서 시작돼야 한다”면서 “정부 대책은 쭉정이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전 원내대표는 “방만 경영의 첫 원인은 낙하산 인사인데, 인사개혁이 없는 개혁 대책이 무슨 소용 있나. 논공행상식 낙하산인사를 하면서 공공기관 개혁을 이야기하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기재위의 민주당 최재성 의원도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김성회 전 의원은 대표적인 정치공작적 낙하산 인사다. 화성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대가로 공공기관장직을 약속받았다는 의혹이 있었는데 이제야 현실화됐다”고 했다. 최 의원은 “대통령이 그래도 원칙과 약속에 대해서는 상징성이 있었던 사람인데, 이렇게 원칙이 허물어지니까 허망하다”고 덧붙였다.

공공기관 개혁을 줄기차게 주장해오고 있는 이낙연 의원도 “공공기관의 고액임금, 빚잔치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다“면서도 ”그러나 낙하산 인사를 보면서 국민은 ‘정치인들이 언젠가 공공기관 윗선에 가기 위해 개혁하지 못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정식 의원은 “공공기관 인사의 첫번째 기준이 전문성과 도덕성인데, 이런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인사”라며 “조직 내 상실감이 대단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설훈 의원도 “낙하산 인사가 내부불만을 무마하고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기득권을 가진 노조와 ‘건강하지 못한 타협’을 제시할 수 있다”면서 “‘정무적 감각’ 주장은 낙하산 인사를 옹호하는 고전적 논리”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의 반응은 엇갈렸다. “공기업 CEO의 정무적 감각과 전문성을 고려한 인사”라는 두둔이 있는가하면, “뻔한 걸 뭘 물어보냐"는 식의 불만이었다.

전 울산항만공사 사장을 지낸 이채익 의원은 “무조건 내부 발탁이 아니라고 ‘낙하산 인사’로 규정할 수는 없다. 외부 수혈도 조직에 새로운 변화를 줄 수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공기업 CEO는 단순 업무 뿐만 아니라 정무적 감각을 통해 발전 전략을 세우고 대정부 관계 및 예산확보를 위한 대국회 관계에도 능할 필요가 있다”면서 “김학송 전 의원은 과거 건교위 활동을 했고 김성회 전 의원도 수도권 출신 의원으로서 인적네트워크를 동원해 공공기관 발전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비박계의 한 중진의원은 ”할말이 없다"면서도 “여론을 모르는건지, 무시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김윤희ㆍ백웅기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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