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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원등판 삼성重, 삼성엔지니어링과 ‘에지나 프로젝트’ 협업
4년 공들여 수주 ‘에지나FPSO’
엔지니어링 인력 100여명 투입
조직 외형은 살려두지만
사실상 삼성重에 인력 위탁


삼성중공업이 위기에 처한 삼성엔지니어링 구원 등판에 본격 나선다.

지난 4년 간 공들여 수주한 나이지리아 에지나 부유식원유생산저장및하역설비(FPSO), 이른바 ‘에지나FPSO’ 제작에 삼성엔지니어링 오프쇼어사업본부 인력을 투입한다. 엔지니어링은 지난 해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해양플랜트 분야에 진출했지만 2년 째 단 한건의 수주 실적도 내지 못했다. 사업이 안정화될 때까지 조직의 외형은 유지하되 인력은 삼성중공업에 위탁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지난 6월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에지나FPSO에 삼성엔지니어링 오프쇼어사업본부 인력이 참여한다. 에지나FPSO는 현재 설계 단계다. 100여명의 오프쇼어사업본부 직원들 중 일부는 나이지리아 현장으로, 일부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로 파견돼 각각 설계 업무에 참여한다.

두 회사는 인력 파견에 대해 합의한 상태며 현재 시기를 조율중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양사간 시너지 강화 차원에서 엔지니어링 소속 인력을 당사 프로젝트에 참여시키는 것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도 “오프쇼어사업본부 인력이 삼성중공업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은 맞다. 아직 인력을 파견하지는 않았고 조만간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지나FPSO는 지난 4년 간 세계 조선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던 프로젝트다. 나이지리아 에지나 유전개발에 투입되는 FPSO를 제작하는 작업으로 지난 2009년 사전 자격심사를 시작해 입찰 기간만 4년에 달했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수주 금액도 30억 달러로 지금까지 발주된 FPSO중 가장 비싸다.

이 프로젝트는 원청회사인 삼성중공업 나이지리아 현지 법인이 발주처와 계약을 맺은 뒤 삼성중공업 본사와 하청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삼성중공업은 설계, 구매, 제작, 운송, 시운전 등을 총괄하는 턴키방식으로 FPSO를 건조할 계획이다. 탑사이드의 경우는 나이지리아 업체와 합작으로 생산거점을 신설해 상당 부분 현지에서 제작할 계획이다.

통상 해양플랜트를 수주하면 일부 설비의 제작 등을 담당하는 업체(서브컨트랙터)를 선정할 경우 발주사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번 건의 경우 삼성엔지니어링 인력에게 설계 전부를 맡기는 것은 아니라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형식인 만큼 발주사의 별도 승인 없이 진행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지나FPSO를 시작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다른 해양플랜트 사업에도 일정 부분 참여할 전망이다.

업계의 시각은 엇갈린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를 수주해도 대부분 설계는 해외 전문 엔지니어링 업체에 큰 돈을 주고 맡기는데 중공업과 엔지니어링이 협력하게 되면 설계 분야에서 자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또다른 관계자는 “해양플랜트는 상선과 달리 복잡하고 치밀한 작업이라 수주 실적 및 제작 경험이 자산이다. 이제 걸음마단계인 엔지니어링이 삼성중공업에 크게 기여할 부분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인력 규모도 삼성중공업 설계 인력에 크게 미치지 못해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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