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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데이터> 숙청된 ‘섭정왕’ 장성택…이대로 무너질까
“최고권력 노리며 김정은 ‘역린’ 건드려 실각” 관측 우세…北 김정은체제 권력구도 변화 귀추 주목
‘섭정왕(攝政王) 장성택.’

최근 실각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노동당 행정부장의 위상을 한마디로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칭호다. ‘섭정왕’은 장성택이 지난해 8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 언론이 사용한 표현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수행단을 거느리고 중국으로부터 국빈급 대우를 받던 장성택을 향한 중국의 시선이기도 했다.

평민 출신이라 할 수 있는 장성택이 북한 권력 실세의 반열에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김경희와의 결혼을 통해 김일성의 부마로 간택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성골’은 아니지만 ‘진골’로서 북한의 ‘로열패밀리’의 일원이 된 것이다.


장성택의 지위와 권력은 김정일의 건강이상설이 불거지던 시점에 한층 더 강화됐다. 장성택은 2010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당 중앙위원, 당 중앙군사위원, 그리고 2011년에는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으며 2인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권력이 넘어가는 과도기에는 김정은 후견인이자 막후 실력자로서 위상이 한층 더 올라갔다.

실각 직전 장성택이 보유하고 있던 직위는 국가체육지도위원장과 당 정치국 위원을 비롯해 무려 8개에 이른다.

하지만 김정은을 허수아비로 내세워 사실상 섭정을 펼친다는 평가까지 받던 장성택의 몰락은 순식간이었다. 왼팔, 오른팔인 리용하 당 제1부부장과 장수길 당 부부장은 공개처형됐으며 소관 조직과 주변 인물들에 대해서도 후속 조치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6회에 달했던 김정은 수행 횟수가 올해 들어 49회로 반 토막 난 것은 몰락의 징후였다.

장성택 실각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김정은 수행 횟수가 지난해 85회에서 올해 112회로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장성택의 실각 배경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게 없지만 섭정왕을 넘어 최고 권력까지 노리면서 김정은의 ‘역린’을 건드렸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장성택이 이대로 무너질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선 장성택이 2004년에도 분파행위자로 찍혀 좌천됐지만 2년 뒤 화려하게 복권됐다는 점에서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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