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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소불위’ 3대 신용평가사 등급판정 문제있었다
[헤럴드 생생뉴스]말 한마디로 수 많은 나라들을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영향력을 과시했던 국제신용평가사들의 등급평가과정에서 신뢰할 수 없는 단점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피치와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3대 국제신용평가사들의 국가신용도 등급평가에 일련의 결함이 발견됐다고 뉴욕타임스(NYT)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등급평가라는 무기를 앞세워 세계 각국은 물론 글로벌 기업 등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쳤던 이들 신용평가사에 대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그 동안 쌓아온 공신력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한국일보가 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은 올 2월부터 10월까지 피치 등 3대 신용평가사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가신용도 등급평가가 평가 수준과 독립성, 정직성에서 위험을 초래할 단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ESMA 보고서는 신용평가사들의 국가신용도 등급변경 등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고위 경영진과 임원이 일부 개입한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즉, 신용평가사들이 신용 등급평가 담당자에게 독립성을 부여하도록 한 ESMA 규정을 어겼다는 것이다. ESMA 보고서는 이와 함께 ▲국가신용도 등급평가에 이의가 있을 때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신용평가사에 신용도 평가 결과 발표 시까지 비밀을 유지하는 것에 관한 규정이 있는지 ▲신용도 등급 발표 시기를 어떻게 결정하는지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ESMA는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내용이 규정을 위반한 것인지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적절한 시기에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ESMA가 어떤 규제를 내리느냐에 따라 이들 신용평가사는 벌금을 부과 받거나 심할 경우 기관등록까지 취소당할 수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유럽의 정치 지도자들은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유럽 여러 국가들의 신용등급을 한꺼번에 바꾸는 등 시기상 문제가 있다며 최근 수년간 비난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일각에선 신용평가사들이 국가신용도 등급을 강등함으로써 금융위기 악화를 불러왔다는 주장도 폈다. 스티븐 마이주 ESMA 의장은 “국가신용도 등급변화는 금융시장과 국가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면서 “따라서 신용평가사들은 신용도 등급 산정 시 엄격해야 하고 이해충돌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신용평가사들은 일제히 ESMA의 규정을 잘 준수해 왔다고 해명하면서도 혹여 이번 조사가 미칠 파장을 염려해 서둘러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피치사 대변인은 “규정을 준수했다고 확신하지만 보고서에서 지적된 사항에 대해선 즉각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무디스와 S&P도 “(현재도 최고 수준이지만) 등급평가의 프로세스와 투명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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