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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 바람 불면 들썩…커피전문점의 ‘다이어리 특수’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2014년을 한 달여 앞두고 커피전문점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커피가 아닌 ‘다이어리’다. 커피전문점마다 자사만의 2014년 다이어리를 출시, 다이어리 마케팅이 한창이다. 올해는 업체별로 다이어리 마케팅이 편차가 크다. 아예 다이어리를 안 낸 곳이 있는가 하면, 다이어리를 냈지만 음료 마케팅 등을 하지 않는 곳도 있다. 업체마다 다이어리를 두고 고심 끝에 내놓은 마케팅의 속내를 살펴본다.

▶다이어리 낸다 vs 안낸다=대부분의 커피전문점 업체들이 2014년 다이어리를 출시했다. 커피전문점 다이어리는 1만~2만원대로, 연말 업체에 쏠쏠한 수익을 남겨주는 마케팅 기법으로 자리잡았다. 다이어리 가격과 발행 부수만을 따지면 대략 수억원에서 수십억원대의 매출을 잡을 수 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올해 다이어리 준비 물량은 25만부. 개당 2만2000원인 다이어리가 전량 판매된다고 가정하면 55억원 상당의 매출이 발생한다. 실제 매출은 음료 구매로 인해 자연히 다이어리를 얻게 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수십억원 상당까지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한 달여 사이에 반짝 매출을 낼 수 있다는 점은 업체로서 매력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지난해 20만부 상당의 다이어리를 냈던 엔제리너스커피는 올해는 다이어리를 내지 않기로 했다. 엔제리너스 측은 “다이어리가 상업적 수단으로 부각되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고, 다른 업체들도 다 진행하는 마케팅 보다는 엔제리너스 만의 마케팅을고민해보자는 차원에서 올해는 다이어리를 생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투썸플레이스도 올해 다이어리 출시를 놓고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폰으로 스케쥴 관리를 하는 것이 일상이 된 와중에 종이 다이어리가 여전히 유효한 마케팅인지를 고민했던 것이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종이 다이어리가 언젠가는 익숙치 않아 질 테니 아예 새로운 마케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내부 조사 결과 여전히 종이 다이어리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고객 감사 차원에서 다이어리를 출시했다”고 전했다.

▶음료 마케팅 한다 vs 안한다=다이어리 마케팅은 대부분 음료 이벤트와 함께 진행된다. 음료 구매시 마다 확인 스티커나 도장을 주고, 이를 정해진 분량만큼 다 모은 고객에게는 다이어리를 증정하는 것이다. 투썸플레이스에서는 지난해 별도로 판매한 다이어리는 30% 정도, 나머지 70%는 음료 구매를 통해 다이어리를 받아 간 고객들이었다.

그러나 카페베네는 음료 마케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카페베네의 다이어리 준비 물량도 1만부 상당으로 다른 업체에 비해 매우 적은 편이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연말이 되면 다이어리를 찾는 고객들이 항상 있어서 이에 부응하기 위해 다이어리를 냈을 뿐, 별다른 음료 마케팅을 하지는 않는다”라며 “실수요 고객만을 위해 제품을 준비했기 때문에 물량도 적게 잡고 있다”고 전했다.

카페베네의 이 같은 선택은 매년 불거지는 상업성 논란을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커피전문점의 음료 마케팅은 가끔 본말이 전도된 선택으로 비판을 받곤 했다. 이왕 마실 음료를 통해 자연히 다이어리를 얻는 것이 아니라, 다이어리를 얻기 위해 필요하지도 않은 구매가 과열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음료 구매 확인 스티커를 개인간에 매매하는 경우도 발생하곤 한다.

▶브랜드 강조가 생명 vs 실용성 높이려면 브랜드 숨겨야=커피전문점이 연말 특수 상품으로 다이어리를 내는 것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다. 다이어리는 1년 동안 계속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용자들에게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킬 수 있다. 업체들이 다이어리 내용마다 커피에 관한 상식이나 자사 커피에 대한 소개를 빼놓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 업체의 다이어리에는 1년 안에 쓸 수 있는 음료 쿠폰도 넣어놔, 자연스런 재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브랜드를 강조하지 않은 다이어리가 많이 눈에 띈다. 할리스커피는 다이어리에 로고를 박지 않고, 자사를 상징하는 왕관 모양만 새겨 넣었다. 투썸플레이스의 다이어리도 겉모습은 일반적인 노트와 크게 다르지 않고, 브랜드도 은근히 드러나게 했다.

이 같은 ‘브랜드 숨기기’ 전략에 대해 업체들은 “실용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브랜드가 너무 두드러진 다이어리는 일정 기록 등 본연의 목적대로 활용하기에 다소 부담스럽다는 지적에서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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