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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ADIZ해법은 위기관리체제?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중국의 일방적인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ADIZ) 선포 이후 동북아 정세가 격랑에 휘말린 가운데 조정자 역할을 떠맡은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구상이 드러났다.

일본을 방문중인 바이든 부통령은 3일 보도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북아의 ADIZ 사태와 관련, “(중일) 양국이 위기관리 및 신뢰 구축을 위한 제반 조치 확립에 합의할 필요가 명확하게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제반 조치’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동북아 긴장 완화를 위해 중국과 일본간 위기관리체제와 같은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현지에서는 바이든 부통령이 중·일간 영유권 문제를 놓고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주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제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관측이 현실화된다면 바이든 부통령의 한·중·일 순방기간에는 지역내 위기관리체제 구상이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미 일본에 위기관리체제 구축을 제안한 적이 있기 때문에 바이든 부통령의 구상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탕자쉬안(唐家璇) 전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지난달 28일 일본의원들과 만나 ADIZ에서 쌍방 군용기 간 예기치 않은 충돌사태를 피하기 위해 공중 위기관리체제를 구축하자고 말했다.

일본도 중국과 대화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중·일 국방부서간 실무진이나 장관급 핫라인을 개설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중국과 일본이 이미 위기관리체제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체면을 세워주는 형식을 취한다면 위기관리체제의 현실화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중일간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갈등의 골이 깊은데다, 중국의 위기관리체제 제안은 자신들의 ADIZ 선포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가 다분하고 일본 역시 중국의 ADIZ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가시적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편 바이든 부통령의 이번 제안은 동북아 정세의 악화를 막고 중국의 ADIZ를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선에서 마무리 짓겠다는 의도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외교 소식통은 “위기관리체제는 결과적으로 중국의 동중국해 ADIZ를 용인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중국의 ADIZ를 통과하는 자국 민간 항공기의 비행계획을 중국측에 알리라고 권고한 것 역시 현 사태를 이 정도선에서 매듭짓겠다는 의도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와 함께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회귀 정책에 대해 “미국은 결의 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에서 앞으로 수십년간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필요한 힘을 가질 수 있다”며 “지역에 상주하는 태평양국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대원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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