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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도시철도 터널까지 샅샅이 청소 시민 안전ㆍ건강 지킨다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대중교통수단을 넘어 각종 편의시설과 문화가 결합된 시민 생활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지하철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하철이라고 하면 대부분 대합실과 승강장 등 눈에 보이는 역사 공간과 전동차 객실 정도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소홀히 해선 안 되는 곳이 바로 열차가 다니는 지하 터널이다.

지하철 터널 안에는 안전한 열차 운행에 필요한 구조물과 장비 등이 설치돼 있다. 열차가 승강장에 정차하는 동안 여닫히는 승강장 안전문을 통해 터널 공기가 역사로 유입된다. 자연환기에 의한 공기순환이 어려운데다 열차운행이 종료된 후 짧은 시간 동안 청소를 해야 하는 등 구조적으로 불리한 여건이지만, 터널내 공기질은 이용시민들의 건강과도 직결되어 있어 중점 관리 대상이다.

고압살수차가 지하터널 바닥을 세척하고 있다.

서울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대표 김기춘)는 터널 환경에 맞는 과학적 기법의 청소장비를 개발ㆍ도입, 터널 내부까지 말끔히 청소해 미세먼지를 없애는데 힘쓰고 있다.

▶지하철 터널 공기질 과학적관리=공사는 도시철도 운영기관 최초로 전동차 운행 중에 터널 내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휴대용 측정기기를 도입, 수시로 터널 전구간의 공기질을 점검하고 있다.

기존에는 역마다 승강장안전문 터널측에 장비를 설치해 측정했으나, 터널 전 구간을 측정하는 데만 6개월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장비 도입후 2~4시간 정도면 1개 노선의 터널내 공기질을 측정할 수 있어 동일 외기조건에서 오염구간을 정확히 파악, 수시로 청소하고 있다.

▶지하철 터널 환경에 맞는 청소 장비 개발ㆍ도입=하루에도 수백번 열차가 쉼 없이 달리는 지하철 터널 안은 선로와 전동차 바퀴와의 금속마모로 인해 미세한 쇳가루 먼지가 발생한다.

공사는 미세 쇳가루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마그네틱 집진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비는 전동차 아래에 길쭉한 봉 형태의 자석을 설치해 열차가 일으키는 바람에 의해 떠다니는 선로 주변의 쇳가루먼지를 강력한 자성으로 끌어 모은다. 


물탱크 트레일러가 터널 벽체를 청소하고 있다.

일반적인 터널 청소는 열차가 운행하지 않을때만 할 수 있었으나 이 장치 개발로 전동차 운행과 동시에 쇳가루를 청소 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모아진 쇳가루는 열차가 차량기지에 들어가면 수거해 제거한다.

현재 지하철 5~8호선 가운데 마그네틱 집진장치를 달고 운행하는 전동차는 모두 17개 편성으로, 실제 터널 내 먼지에 섞여 떠다니는 쇳가루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고압 물세척 구석구석 먼지제거=또 도시철도 운영기관 최초로 자체 개발한 고압살수차는 고압으로 물을 뿌려서 터널내부를 청소하고 있다.

촘촘하게 설치된 분사장치에서 터널 천장에서부터 바닥까지 130~600kg/㎠에 달하는 강한 물살을 뿌려 터널 구석구석 붙어 있는 먼지를 씻어 내린다. 이때 물살의 압력은 옥내소화전에 85배에 달한다.

고압살수차는 매일 밤 지하철 운행이 끝나면 선로를 따라 움직이며 가동하는데, 162km가 넘는 5~8호선 전체 구간을 왕복하며 청소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보통 3개월 정도로 연간 3회(중점관리개소 연간 4회)에 걸쳐 약 977km의 터널 구간을 청소하고 있다.

▶물탱크 트레일러는 고압살수차와 유사한 원리의 청소장비로 트레일러에 물탱크를 탑재하여 양수기를 이용해 고압으로 물을 뿌려 청소한다. 청소방법은 비슷하지만 고압살수차에 비해 비교적 규모가 작고 터널 벽체 및 바닥과 선로를 집중 청소하면서 관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현재 공사는 6000ℓ 물탱크 4대와 1만ℓ 물탱크 6대 등 총 10대의 물탱크를 보유하고 있다. 5~8호선 중점관리구간에서는 분기마다, 일반 터널구간은 반기별로 청소를 실시하는데 연간 약 754km 구간을 물탱크 트레일러로 청소 하고 있다.

▶친환경 배터리 순회점검차=공사는 터널 오염요인을 발생전에 막는 방법도 강구하고 있다. 혁신적인 발상의 전환 덕에 탄생한 것이 바로 친환경 배터리 순회점검차다.

배터리 순회점검차는 원래 터널내 시설을 점검하거나 보수작업, 공사현장 입회 등 터널 내부를 이동할 때 쓰이는 장비로 휘발유나 경유를 연료로 쓴다. 하지만 화석연료는 매연과 유해가스를 발생시켜 터널의 오염원으로 작용했다.

공사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화석연료를 쓰는 엔진을 대신해 납연축전지 배터리로 가동하는 친환경 배터리 순회점검차를 자체 개발했다. 올 연말까지 시범운영기간 동안 성능시험을 거쳐 우수성 검증이 끝나는 대로, 내년에는 13대를 추가 도입해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매연을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배터리 순회점검차.

친환경 배터리 방식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유해물질 발생을 원천 차단하는 것은 물론, 연료구입비 절감과 함께 엔진 소음도 현저히 줄어 터널내 공기질 향상과 함께 직원들의 작업 여건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사는 2010년 10월 도시철도 운영기관 최초로 ‘시민 터널걷기 체험행사’를 열어 지하철 터널 내부를 일반 시민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깨끗한 터널 환경을 지속 관리하겠다는 의지인 동시에 자신감으로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과학적 터널관리 시스템과 새로운 청소장비 시연을 눈으로 직접 보고 체험했다.

지하철 터널내 공기질 관리에 대한 법적 기준은 없지만 공사는 도시철도 운영기관 중 유일하게 연 2회 이상 주기적으로 터널내 미세먼지 측정 분석을 자체 실시하고 있다. 이 분석 결과를 토대로 터널내 중점관리구간에 대해서는 고압살수차와 물탱크 트레일러 청소를 강화하는 등 미세먼지 저감장비를 운영해 지하철 터널내 공기질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공사는 지하 공기질을 지상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시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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