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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콘정치>정치인의 분노… 화내면 지는 거다(?)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올 한해를 관통하고 있는 분노와 저주의 정치, 이제는 정치인 중에 누가 죽어야(?) 대화가 가능한 건지도 모르겠다. 지난 2일 어렵사리 마주앉은 새누리당과 민주당 지도부 4자 회담이 열린지 한 시간쯤 지났을 무렵, 회담장 안에서 고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왜 자꾸 예산 얘기만 하십니까”라며 큰소리를 질렀고 황우려 새누리당 대표도 “국민을 볼모로 잡자는 겁니까”라고 맞받았다. 이에 김 대표가 다시 “국민은 무슨…”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 대표는 ‘쾅’ 하고 테이블을 내리치며 “나 김한길이 관둬도 좋다 이거야. 누가 죽나 한번 봅시다”라고 소리쳤다. 회담을 마치고 가벼운 웃음으로 회담장을 나오는 황 대표와는 달리 김 대표의 얼굴은 일그러져 있었다.

치밀어 오르는 ‘화’에 정복되는 순간 이성적인 논의는 어려워진다. 이에 대해선 정치인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정치인의 단어는 자기 절제와 규율을 의미하고, 정치인의 절제된 카리스마는 그 사람이 풍기는 외향과 말에서 나온다.

본격적으로 정치를 재개한 문재인 민주당 의원의 첫 일성도 박근혜정부에 대한 ‘분노’였다. “정부의 종북몰이에 제일 분노한다”,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는)정말로 반민주적인 폭거”라고 했다.

지난 3월 정부조직법이 통과되지 않자 두 주먹을 쥐고 단단히 화를 냈던 박근혜 대통령도 본전을 건지지 못했었다.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데도 정부 조직법이 통과되지 못해 새 정부가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라며 목소리를 높였을 때, 박 대통령의 심정이야 이해하지만, 마치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혼쭐이 나는 자리인양 비춰졌기 때문이다.

노랑과 파랑을 섞으면 초록이 되고, 빨강과 파랑으로 보라가 된다. 원색을 지키는 일은 매우 중요하지만 중간색의 계조가 없이는 다양한 색을 만들기 어렵다. 서로 대비되는 상상 속에서 상대방을 끌어안을 수 있는 역지사지의 지혜, 정치인이 꼭 가져야 할 덕목임엔 분명하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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