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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 없는 ‘청정 지하터널’…서울도시철도, 시민건강 지킨다
집진장치 장착 미세먼지 제거
고압살수차 터널벽 · 선로 청소
매연 · 유해가스 등 원천 차단


대중교통수단을 넘어 각종 편의시설과 문화가 결합된 시민 생활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지하철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하철 하면 대부분 대합실과 승강장 등 눈에 보이는 역사공간과 전동차 객실 정도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소홀히 해선 안 되는 곳이 바로 열차가 다니는 지하 터널이다.

지하철 터널 안에는 안전한 열차 운행에 필요한 구조물과 장비 등이 설치돼 있다. 열차가 승강장에 정차하는 동안 여닫히는 승강장 안전문을 통해 터널 공기가 역사로 유입된다. 자연 환기에 의한 공기 순환이 어려운 데다 열차 운행이 종료된 후 짧은 시간 동안 청소를 해야 하는 등 구조적으로 불리한 여건이지만, 터널 내 공기 질은 이용 시민들의 건강과도 직결돼 있다.

서울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대표 김기춘)는 터널 환경에 맞는 과학적 기법의 청소 장비를 개발ㆍ도입, 터널 내부까지 말끔히 청소해 미세 먼지를 없애는 데에 힘쓰고 있다.

공사는 도시철도 운영기관 최초로 전동차 운행 중에 터널 내 미세 먼지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휴대용 측정기기를 도입, 수시로 터널 전 구간의 공기 질을 점검하고 있다.

과거에는 역마다 승강장 안전문 터널 측에 장비를 설치해 측정했으나, 터널 전 구간을 측정하는 데에만 6개월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 장비 도입 후 2~4시간 정도면 1개 노선의 터널 내 공기 질을 측정할 수 있어 오염 구간을 정확히 파악, 수시로 청소하고 있다.

열차가 하루에도 수백번 쉼 없이 달리는 지하철 터널 안은 선로와 전동차 바퀴의 금속 마모로 쇳가루 먼지가 발생한다. 공사는 미세 쇳가루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마그네틱 집진 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비는 전동차 아래에 길쭉한 봉 형태의 자석을 설치해 열차가 일으키는 바람에 의해 떠다니는 선로 주변의 쇳가루 먼지를 강력한 자성으로 끌어모은다. 이 장치 개발로 전동차 운행과 동시에 쇳가루를 청소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지하철 5~8호선 가운데 마그네틱 집진 장치를 달고 운행하는 전동차는 모두 17개 편성으로, 실제 터널 내 먼지에 섞여 떠다니는 쇳가루를 줄이는 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도시철도 운영기관 최초로 자체 개발한 고압살수차<사진>는 고압으로 물을 뿌려서 터널 내부를 청소하고 있다. 촘촘하게 설치된 분사 장치에서 터널 천장부터 바닥까지 강한 물살을 뿌려 터널 구석구석 붙어 있는 먼지를 씻어낸다. 이때 물살의 압력은 옥내 소화전의 85배에 달한다.

고압살수차는 매일 밤 지하철 운행이 끝나면 선로를 따라 움직이며 가동하는데, 162㎞가 넘는 5~8호선 전체 구간을 왕복하며 청소하는 기간은 보통 3개월 정도로, 연간 3회(중점관리개소 연간 4회)에 걸쳐 약 977㎞의 터널 구간을 청소하고 있다.

또 터널 벽과 선로는 트레일러에 물탱크를 탑재, 양수기를 이용해 고압으로 물을 뿌려 청소한다. 중점 관리 구간은 분기마다, 일반 터널 구간은 반기별로 청소를 실시하고 있다.

공사는 터널 오염을 청소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오염 요인을 줄이는 방법도 강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터널 내 시설을 점검하거나 보수 작업 등 터널에서 이동할 때 쓰이는 친환경 배터리 순회점검차를 개발, 휘발유나 경유를 사용할 때 나오던 매연과 유해가스 원천 봉쇄했다.

올해 말까지 시범 운영해 우수성 검증이 끝나면 내년에 13대를 추가 도입해 운영할 예정이다.

지하철 터널 내 공기 질 관리에 대한 법적 기준은 없지만 공사는 도시철도 운영기관 중 유일하게 연 2회 이상 주기적으로 터널 내 미세 먼지 측정 분석을 자체 실시하고 있다.

공사는 지하 공 기 질을 지상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투자와 연구ㆍ개발을 통해 시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진용 기자/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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