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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유화학업계, ‘3중고’에 ‘3박자 전략’으로 맞선다
글로벌 경기침체ㆍ美 셰일가스 바람ㆍ中-중동 저가 공세 맞서

부가가치 높이고ㆍ원가 낮추고ㆍ특화제품 시장에 빠르게 진출

한화 EVAㆍLG 엘라스토머ㆍ금호석화 SSBRㆍSK PCT 등 내놔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석유화학업계가 글로벌 경기침체, 미국 발(發) 셰일가스 바람, 중국ㆍ중동 저가 제품 공세 등 ‘삼중고’를 겪고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업체들은 ▷부가가치는 ‘높이고’ ▷원가는 ‘낮추고’ ▷특화제품 시장에는 ‘빠르게’ 진출하는 ‘삼박자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3일 업계 등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되는 불황으로 제품 수요가 부진한 데다, 셰일가스를 등에 업은 미국이 제품 가격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고, 아직은 값싼 중국 제품의 공세가 만만찮아 석유화학업체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셰일가스 기반 에틸렌은 에탄가스에서 원유 기반 에틸렌보다 상대적으로 쉽게 뽑아져, 가격(t당 약 600달러)은 원유 기반 제품(t당 1200달러)에 절반에 불과하다. 석유화학 완제품도 셰일가스 베이스 제품이 30~40% 원유 베이스 제품보다 싸다. 풍부한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저가의 에탄에서 에틸렌을 만드는 중동 지역 석유화학제품도 마찬가지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업체들은 부가가치 제고와 원가 절감에 주력하는 한편 범용제품보다 상대적으로 가격경쟁이 덜한 특화제품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고부가가치 특화제품인 EVA(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시설을 확대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울산에 연산 4만t을 증설한 데 이어 9월 사우디아라비아 공장에서 연 15만t의 생산시설을 갖추게 되면서 연산 31만t으로 세계 2위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석유화학업체들이 글로벌 경기침체, 미국 발(發) 셰일가스 바람, 중국ㆍ중동 저가 제품 공세 등 ‘삼중고’에 맞서 부가가치는 ‘높이고’, 원가는 ‘낮추고’, 특화제품 시장에는 ‘빠르게’ 진출하는 ‘삼박자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사진은 한화케미칼이 특화제품으로 개발한 고부가가치 EVA(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 투명성과 접착성 유연성이 좋아 신발 밑창과 코팅용, 전선용, 핫멜트(접착제)는 물론 태양전지용 시트에도 사용된다. [사진제공=한화케미칼]

EVA는 투명성과 접착성 유연성이 좋아 신발 밑창과 코팅용, 전선용, 핫멜트(접착제)는 물론 태양전지용 시트에 사용된다. 수익성도 우수하다. 그럼에도 한화케미칼은 곧 불어닥칠 ‘셰일가스 위협’에도 대비하고 있다. 미국 셰일가스 개발 업체와 합작, 현지에 에틸렌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셰일가스 바람의 진원지에 직접 진출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LG화학은 고무와 플라스틱의 성질을 갖춘 특화제품 엘라스토머의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자동차용 범퍼나 건물 차음재 등에 사용되는 엘라스토머는 범용 PE 제품보다 30% 이상 비싸고, 세계 시장 규모도 성장하는 추세다.

또 LG화학은 셰일가스에 대응하기 위해 카자흐스탄 업체들과 합작, 현지에 총 42억달러 규모의 석유화학단지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LG화학은 2016년부터 이곳에서 에탄 가스를 기반으로 연간 폴리에틸렌 80만t과 에틸렌 84만t을 생산할 계획이다. 

석유화학업체들이 글로벌 경기침체, 미국 발(發) 셰일가스 바람, 중국ㆍ중동 저가 제품 공세 등 ‘삼중고’에 맞서 부가가치는 ‘높이고’, 원가는 ‘낮추고’, 특화제품 시장에는 ‘빠르게’ 진출하는 ‘삼박자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사진은 한화케미칼이 특화제품으로 개발한 고부가가치 EVA(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를 생산하는 한화케미칼 울산공장. [사진제공=한화케미칼]

금호석유화학은 특화제품으로 회전 저항력과 접지력이 좋은 친환경 타이어 핵심 원료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SBR)를 앞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SSBR 시장이 연평균 6%씩 성장, 2020년 약 7조5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석화는 이에 발맞춰 현재 2만4000t인 연 생산능력을 내년 상반기까지 18만4000톤으로 확대해 세계 1위의 생산능력을 보유할 계획이다.

SK케미칼은 최근 최초로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PCT(Poly Cyclohexylene Dimethylene Terephthalate) ‘퓨라탄’을 개발, 삼성전자ㆍLG전자에 납품을 시작했다. ‘퓨라탄’은 열. 물, 빛에 대한 안정성이 뛰어나 국내 전자업체들에 TV용 발광다이오드(LED) 반사판 재료로 판매하고 있다. 이 소재를 상업용으로 생산하는 곳은 미국 이스트만에 이어 SK케미칼이 세계 두 번째다.

업계 관계자는 “삼중고에 제대로 대비하지 않으면 앞으로 몇 년 안에 큰 위기가 올 것”이라며 “업체들은 가격경쟁력이 중요한 범용제품 대신 특화제품을 강화하거나 저렴한 원가를 확보할 수 있는 지역으로 진출하는 등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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