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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인사>‘성과주의’, ‘전자 DNA 확산’ …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 키워드는
[헤럴드경제=홍승완 기자] “삼성전자의 DNA를 그룹 전반에 이식하라.”

삼성그룹이 2일 단행한 사장단 인사의 최대 키워드다. 사상 최대의 경영성과를 거둔 삼성전자에서는 6명의 신임 사장이 탄생하는 등 보상차원의 승진인사가 이뤄졌다. 다만 그룹 전체적으로 보면 단 한명의 부회장 승진자도 탄생하지 않는 등 예년보다 승진인사 폭은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의 성과에 취해만 있을 때가 아니라는 이건희 회장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오히려 금융과 건설 등의 부진한 사업부문에선 예상을 뛰어넘는 문책 인사가 이뤄졌다. 부진한 사업군을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 … 삼성전자 약진=올해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의 핵심어는 ‘성과주의’다.

삼성전자의 약진이 눈에 띈다. 전체 사장 승진자 8명 가운데 6명이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에서 나왔다. 글로벌 불황에도 사상 최대 경영성과를 달성한 삼성전자의 주요 인물에 대한 성과 보상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룹 전체적으로 보면 승진 인사폭은 예년에 비해 줄었다.

부회장 승진자는 없었다. 지난해와 2011년말 사장단 인사에서는 각각 두 명의 부회장이 배출되었지만 올해는 달랐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기타 계열사들이 성과가 기대에 크게 못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부에서는 윤부근 CE(소비자가전) 부문 사장과 신종균 IM(무선통신) 부문 사장 등의 조기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부회장 승진자가 없는 이유는 삼성전자 외에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회사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전자의 경우 실적은 좋지만 고참 사장단의 경우 4~5년차로, 통상 삼성그룹의 부회장 승진 연한인 7~8년에는 많이 부족해 부회장 승진자가 없었다”고 했다.

▶ ‘전자 DNA, 그룹에 심어라’ =사장들의 자리 이동에선 ‘삼성전자 DNA의 확산’이라는 삼성그룹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삼성전자의 브레인 역할을 해오던 주요 인물들이 금융과 건설부문 등 계열사 곳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글로벌 초일류기업이 된 삼성전자의 DNA를 계열사에 옮기기 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성과가 부진한 금융에 예상보다 크게 메스를 댔다.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이 승진 1년만에 일선에서 후퇴한 점이나, 삼성화재 대표이사에 오르며 금융계열사에서 유일하게 승진한 안민수 사장이 이건희 회장 비서출신 이라는 점 등에서 지지부진한 금융분야 선진화에 대한 이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되었다는 게 그룹 안팎의 관측이다.

건설분야에서도 예상보다 변화가 컸다. 정연주 부회장이 퇴임하는 대신,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이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B2B분야에서의 사업경험과 글로벌 역량을 활용해 삼성의 건설분야를 해외사업 중심으로 체질개선하라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금주중 임원인사도 마무리 … 내년 대비 앞당긴다=사장단 인사가 마무리되면서 이번 주내 각계열사별 임원 인사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과정에서 삼성전자의 경영, 전략, 관리 분야 임원들의 타 계열사 이동도 이뤄질 전망이다.

예년보다 빠른 속도로, 인사와 조직개편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내년 대비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의 경우 오는 17일부터 부문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전세계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600여명의 임원들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 회의’를 연다. 주제는 위기의식이다. 이 자리에서는 △스마트폰 이익집중현상 △환율 하락 △글로벌 마케팅과 특허 전략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룹차원의 추가적인 사업 구조조정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일모직을 중심으로 소재분야의 일원화와 수직계열화, 보안을 비롯한 스마트홈 사업의 통합과 시너지 강화 등이 점쳐진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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