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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효과?’ 원유운반선(VLCC) 신조문의 급증…들뜬 국내 조선사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연말 세계 조선시장에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훈풍’이 불고 있다. 최근 글로벌 선주 및 브로커들의 VLCC 신조 발주 문의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빅3에도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른바 ‘이란효과’를 기대하는 심리도 커지고 있다.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 가속화로 중국 등 이란산 원유도입을 추진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원유운반선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2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선사 나빅8(Navig8)과 노르웨이 선사 DHT Martime은 현대중공업에 각각 VLCC 4척과 2척을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박들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DHT는 한국 조선사에 VLCC 추가 발주를 위해 유동성 마련에 나선 상태다.

미국 선사인 스콜피오탱커스도 최근 대우조선해양에 VLCC 10척을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은 2016년까지 차례로 선박을 인도할 예정이다. 스콜피오탱커스는 대우조선 뿐만 아니라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에도 VLCC 추가 발주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조선사들이 요구하는 VLCC 신조선가는 평균 약 9300만 달러(약 985억원)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목표 수주액을 무리 없이 달성하며 올 한 해 수주 행진을 이어온 국내 조선사들이 연말에 VLCC 수주를 통해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올 가을부터 선사와 브로커의 VLCC 신조 관련 문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2011년 세계 최초로 밸러스트(Ballastㆍ선박평형수) 처리장치를 장착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모습. [사진=현대중공업]

외신에 따르면 앞으로 최대 30척 가량의 VLCC 발주가 진행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해운전문분석기관 클락슨은 지난주 리포트를 통해 “최근 VLCC 시장에서 강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서방국가의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완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VLCC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이란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P5+1ㆍ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이 10년 만에 핵 협상을 타결하면서 서방국가들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조치 일부를 풀기로 했다.

중국, 인도, 터키 등은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한국, 일본 등도 이란산 원유 도입 비중이 높은 국가라 앞으로 수입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해외 각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량이 늘어나면 그만큼 원유운반선의 수요도 높아진다. 연비 효율을 높인 친환경 선박 건조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조선사들에 수요가 몰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박무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이란 제재 완화는 VLCC 발주량 증가의 ‘트리거(triggerㆍ방아쇠)’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의 자국 발주 수요를 제외하면 발주량의 대부분은 친환경 디자인을 이유로 한국 조선소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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