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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뭐하냐” 여론악화에 강경해진 한국
한국, 中 방공식별구역 선포에 대응
이어도포함 방공식별구역 조정 협의 착수




한국이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선포에 대해 강경 대응 태세로 돌아섰다.

미국과 일본 등 주변국이 무력시위로 맞대응할 만큼 강경하게 나서는 데다 중국 방공식별구역이 이어도를 포함하고 제주도 서남방 해역 일부와 중첩되면서 국민감정도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28일 오전 왕관중(王冠中) 중국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진 백승주 국방부 차관과 왕 부총참모장의 제3차 한ㆍ중 국방전략대화에서는 보다 강도 높게 항의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 직후 일본이 엄중히 항의한 데 비해 한국은 유감에 그쳤던 것에서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앞서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쉬징밍(徐京明) 주한중국대사관 무관을 국방부로 불러 유감의 뜻을 전달한 바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한국국방연구원(KIDA) 주최 포럼에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에 대해 “지역 내 경쟁과 갈등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며 “이미 어려운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사태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중국을 겨냥해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외교부 장관이 일본의 역사 왜곡을 제외하고 외국의 정책에 대해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한국의 대응은 ‘레토릭’에서 그치지 않고 있다.

해군은 26일 사전 협의 없이 중국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방위식별구역을 인정할 수 없다는 원칙에 따라 중국에 사전 통보하지 않고 해상초계기(P-3C) 1대를 이어도 상공에 보내 초계비행을 실시했다. 이는 매주 2회에 걸쳐 실시해온 통상적인 초계비행의 일환이었지만 한ㆍ중 국방전략대화를 앞두고 공개했다는 점에서 중국을 겨냥한 경고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군 당국은 중국이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을 고수하면 초계비행을 더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군 당국은 한국 방공식별구역을 연장해 이어도를 포함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관계 부처와 협의에 착수했다.

한국의 대응이 이처럼 강경해진 것은 중국이 이번에 선포한 동중국해에 이어 서해 등지에서도 방공식별구역을 확대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기도 하다. 군 관계자는 “서해의 경우 동중국해보다 훨씬 더 넓은 면적이 우리의 방공식별구역과 중첩될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의 국익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원칙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뭐 하는 거냐”, “더 이상 조용한 외교를 하다가는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다”는 등 정치권과 국민 여론의 악화한 감정도 정부의 입장 변화에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정부가 중국과 미국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인데, 어느 한 쪽의 편에 설 경우에 엄청난 외교적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서 신중한 선택을 강조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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