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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 中 군사협력 의미없다”
워싱턴 정가, 中에 싸늘한 시선
中과 훈련 예산지원 금지안 제출




베이징을 바라보는 워싱턴의 눈길이 급격히 싸늘해지고 있다. 중국이 미ㆍ일 동맹을 직접 겨냥한 방공식별구역(ADIZ) 선포로 뒤통수를 쳤다는 것이 미국 정가의 공통된 인식이다. 결국 ‘떠오르는 신흥국은 기존의 패권국과 군사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그리스 역사학자 투키디데스의 통찰이 이번에도 들어맞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이 냉전 시기 소련에 대항하며 활약한 B-52 전략폭격기 2대를 발진시켜 중국이 선포한 방공구역에 투입한 것은 동중국해에서 중국이 현상 유지(status quo) 상태를 깨뜨리고 지역 패권을 추구하는 것을 미국이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백악관이 중국의 방공구역 설정을 ‘불필요한 선동적인 행위’라고 공개 비판한 것 역시 이 같은 의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한 것이다.

최근 열린 한ㆍ미 당국자 간 협의에서 미국 측은 이번 문제가 중국과의 ‘신형 대국관계’를 정립해가는 과정에서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은 “중국과 일본이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두고 갈등을 벌이는 동중국해는 미국으로서도 전략적으로 포기할 수 없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이 해역을 중국에 넘겨줄 경우 우방국이자 중국 견제의 ‘불침 항모’인 대만 방어에도 차질이 빚어진다는 것. 그래서 미군 역시 이 지역에 폭격훈련장을 두고 정치적ㆍ군사적으로 지원해온 것이다. 동중국해가 중국 손에 넘어간다면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군도)를 두고 동북아국가들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남중국해도 넘볼 수 있는 전략적 여유가 생긴다.

지난 미ㆍ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경쟁하되, 협력하는 신형 대국관계를 맺자”고 요구한 데 대해 지역 패권 관리 측면에서 받아들일지 고민하고 있지만 미 의회 내에서는 중국의 패권 추구를 막지는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지난 20일 펴낸 ‘미ㆍ중 군사 협력’ 보고서에서 “미국은 지난 30년간 중국과 견실한 군사관계를 구축하려 시도했으나 해상 분쟁지역에서 중국의 패권적 행동을 억지하는 데에 실패했다”며 중국과의 군사 협력 무용론을 제기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랜디 슈라이버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담당 부차관보 등 회의론자들은 미ㆍ중 군사 협력을 축소하고 관련 예산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스티브 스토크먼 공화당 의원은 지난 7월 중국군이 참가하는 미국 군사훈련에 대한 예산 지원을 금지하는 수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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