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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장실 · CCTV도 없는 서울 무장애 숲길
북한산 등 6곳중 장애인화장실 2곳뿐…CCTV도 산책로 입구에만 설치 사고 무방비 노출
장애인과 어르신 등 보행약자를 위해 서울시가 무장애 숲길을 조성하고 있지만, 정작 화장실과 CCTV 등이 설치되지 않아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성북구 북한산 등 현재 서울시가 운영하고 있는 6곳의 무장애길 중 북한산을 비롯해 매봉산, 신정산, 고덕산 산책로에는 인접한 화장실이 없다.

지난 2011년 11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북한산 자락길에는 산책로 입구와 끝나는 지점에 화장실이 하나씩 있지만 모두 일반인용이다.

입구가 좁아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나 환자는 들어갈 수 없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더라도 이용하기가 힘들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산책 도중 화장실에 가려면 무장애 구간을 벗어나 인근 성북생태공원 안까지 들어가야 한다. 가는 길도 바닥이 울퉁불퉁하고, 10분가량 걸려 난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보행약자를 위한 산책길에 CCTV도 설치되지 않아 위험상황 발생시 구조에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 


매봉산은 무장애 숲길 입구에서 상암월드컵경기장 화장실로 가기 위해서는 계단을 지나야 한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로서는 주변의 도움 없이는 가기도 쉽지가 않은 셈이다.

마포구 관계자는 “휠체어를 탄 사람이 화장실을 이용하기는 어렵다”며 “내년에 예산을 편성해 계단 없이 화장실을 갈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신정산과 고덕산도 일반인 걸음으로 인근 공원으로 가야 장애인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

산책로와 접해 장애인 화장실을 설치한 곳은 관악산과 안산 두 곳뿐이다. 안산도 원래 장애인 화장실이 없었지만 이번달 구간을 확장 개통하면서 자락길 안에 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 두 개를 새로 만들었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장애인들이 화장실을 가기 힘들다는 민원이 있었다”며 “올해 예산이 확보돼 편의시설을 확충했다”고 전했다. CCTV도 설치했지만 이조차 산책로 입구에만 설치돼 있어 실제 산책로에서 벌어지는 사고에 대해서는 무방비일 수밖에 없다.

시 관계자는 “공원 화장실에는 장애인 시설이 기본으로 포함되지만 등산로 자락길 안에는 대부분 간이 화장실이라 별도로 설치하지 않은 것 같다”며 “장애인이 이용하기 불편하다면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시는 올해 동대문구 배봉산, 동작구 서달산, 종로구 인왕산 등 3곳을 추가로 개통하고 내년엔 중랑구 용마산, 강서구 개화산, 노원구 불암산 등 4곳의 자락길을 추가할 계획이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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