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0만 동포 하나로…조규형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해외진출 국민에 좋은 정보제공포털형식 네트워크 3년내 완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죠. 전 세계 한민족도 꿰어야 강국이 됩니다.”
조규형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큰 세계지도를 그리고 있다. 대륙과 해양을 그린 지도가 아니라 그 땅 위에 살고 있는 우리 한민족의 네트워크를 그린 지도다. 향후 3년간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전 세계에 진출해 있는 재외동포 중 기업가와 전문직을 중심으로 인맥지도를 포털 형식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재외동포재단이 한민족 인맥지도 제작에 나선 것은 ‘해외 진출을 꿈꾸는 국민이 나쁜 유혹은 물리치고 좋은 정보와 도움을 얻도록 하자’는 취지다.
조 이사장은 “최근 누구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모험정신을 가지고 아프리카나 러시아ㆍ중동 등 신흥시장 중심에 적극 진출하는 청년이 늘고 있다”며 반겼다.
하지만 “한국 사람이 한국 사람을 속여먹는다는 동포사회에 대한 부끄러운 인식 때문에 먼저 진출한 선배를 믿지 못하고 그들의 경험을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까웠다”며 “이 같은 신뢰 부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번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열린 한상(韓商)대회에 참석한 한인 기업가나 한인회장단 등도 한민족 네트워크 지도는 의미있는 작업이라며 적극 동참했다”고 전했다.
인맥지도는 ▷법조 ▷예술 ▷금융 ▷의료 ▷스포츠 등 12개 분야에서 활동하는 재외동포의 연락처 등 관련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쉽게 찾아 접촉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는 “의미있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관련 정보를 검증하고 보다 빠르고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구조를 짜는 작업을 도울 전문가 위원회도 설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조 이사장은 “이번 사업이 720만 재외동포가 고국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국민도 동포사회의 가치를 재인식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에 세금도 내지 않는 동포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생각으로 재외동포를 등한시하면 한국이 가진 중요한 기회와 자원을 잃게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조 이사장은 “최근 캘리포니아 글린데일시 위안부소녀상 건립이나 미 의회 위안부 결의안 가결도 김동석 미 한인유권자센터 대표 등 한인 조직이 정치적 힘을 발휘한 덕분”이라며 “재외동포야말로 한국을 널리 알리고 국익을 챙기는 공공 외교사절단”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우리 국민이 재외동포를 ‘먼 곳에 사는 남’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하나의 세계 속에 사는 가족’이라고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