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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핵 협상, 중동 석유시장 판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및 독일(P5+1)과 이란의 핵 협상이 10년만에 타결되고,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전세계 석유시장 판도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유 매장량 세계 4위의 이란은 그동안 석유 수출제한을 포함한 서방의 경제 제재로 인해 큰 타격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협상을 계기로 중동 4대 산유국으로 재등장함과 동시에 사우디를 비롯한 석유 생산국들은 공급 과다를 피하고 유가 안정화를 위해 생산량 조절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란 석유 수출 본격화, 중동 석유시장 변화와 주요 수입국의 움직임=이란의 제재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란의 석유 생산량이 예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250만배럴에서 100만배럴로 급감한 하루 석유 선적량은 다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창 경제 재건에 나서고 있는 석유 매장량 세계 5위의 이라크 역시 2020년까지 하루 석유 생산량을 지금보다 두 배 이상인 600만배럴로 늘릴 예정이다. 세계최대 산유국으로 급부상한 미국도 내년 셰일가스 붐을 이어가며 생산량 증대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은 생산량 과다로 인한 유가하락을 우려, 생산량 조절에 나서고 영국 역시 유가 방어에 나설 것으로 25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전망했다.

이란의 제재 완화에 이란산 석유의 주요 수입국인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도 수입 규모를 다시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인도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인도 국영석유회사의 정유 부문 대표는 로이터에 “핵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이란 원유를 더 사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인도는 내년 3월까지 5만배럴을 추가 수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경제 재건은…=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유럽연합(EU) 외무장관이 수 주 내에 만나 제한적이고 선별적이며 가역적(可逆的)인 경제 제재 완화를 논의할 것”이라며 이르면 다음달부터 경제 제재 완화가 일부 시작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란의 석유 매장량은 1500억배럴, 전세계 매장량의 9%를 차지하고 있다. ‘핵주권’ 선언으로 수년간 서방의 경제제재에 발이 묶였고 이란-이라크전 직후 하루 400만배럴에 달하던 생산량은 250만배럴로 급감했다. 석유 수출도 100만배럴로 크게 떨어졌다. 그동안 전세계 은행에 500억달러 규모의 석유관련 자산이 동결됐고 경제적 피해는 막대했다.

지난해 초 서방의 경제 제재가 본격화되며 이란의 리알화는 80%까지 급등했다. 가치 하락으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으로 제조업 경쟁력은 바닥을 쳤고 제조업 분야 근로자들 8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하지만 이번 핵 협상 타결로 인해 수출길이 열릴 것으로 보이면서 경제 회복의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이번 제네바 협상 타결로 동결된 자산 500억달러 중 석유관련 자산 42억달러가 유입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원유 수입 미지급금은 55억6000만달러로 일본도 비슷한 수준이다. 인도는 53억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이란 대통령 재임 당시 이란 중앙은행 부총재를 역임한 호세인 가자비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정상적 여건에서 한 해 200억달러의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제재가 풀리면 이란 투자와 교역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분석했다.

CNN은 이란이 2차세계대전 넘은 ‘중동의 독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이란 인구는 8000만명으로 독일과 비슷하고 자원 부국임에도 불구하고 수년간의 경제적 고립 등으로 독일과 비교되어 왔다.

그러나 당장 가시적인 변화는 눈에 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협상 타결에도 미국은 상원을 중심으로 협상 파기에 대비한 제재안을 준비중이고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이란과의 긴장관계가 지속된다면 대다수의 제재안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상이 6개월간 유효한 임시합의인 만큼, 케리 장관은 “6개월 동안 이란에 대한 석유 제재는 지속될 것이며 매월 4억달러, 총 250억달러의 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에도 큰 변동은 없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25일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소폭(0.05%) 하락한 111달러에 거래돼 110달러선을 유지했으며 두바이유도 0.07% 하락한 105.95달러를 기록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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