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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여야, 헛바퀴 돌려도 괜찮으니 자꾸 만나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25일 경색 정국을 풀어보자며 단둘이 만났다. 정치가 제자리를 찾아 더 큰 혼란을 막아야 한다며 김 대표가 먼저 손을 내밀자 국민 앞에 송구스럽다며 황 대표가 흔쾌히 응해 이뤄진 회동이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한 대로 현격한 시각차만 드러낸 채 별 소득 없이 끝나고 말았다.

회담에서 김 대표는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4인 협의체’를 구성해 특검 도입과 국회 국정원 개혁특위 신설 등 3개 의제를 논의할 하부 협의체를 둘 것을 제안했고, 황 대표는 며칠 기다려 달라며 즉답을 회피한 것이 회담의 전부다. 서로 주고받지 못할 것을 놓고 뻔히 알면서 벌인 흥정이나 마찬가지다. 결국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이 핵심 쟁점이라는 것을 거듭 확인한 것 외엔 건진 것이 전혀 없는 싱거운 만남이었다.

대신 야당에는 진정성, 여당에는 결단성 결여가 이번에도 또 불거졌다. 아니라고 하겠지만, 대여(對與)투쟁 동업자 격인 천주교정의사제단 소속 일부 인사가 행한 대통령 사퇴 주장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옹호발언의 불똥을 서둘러 차단하려는 속셈이 민주당 쪽에 엿보인다. 어정쩡하게 선을 긋는다고 될 일이 아니다. 지금 제1야당이 취해야 할 자세는 비이성적인 세력과의 단호한 결별이다. 새누리당을 보자면 더 한숨이 나온다. 집권여당의 존재감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우선 당 대표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한마디로 비가 와야 가래질하는 식의 천수답이다. 눈치만 보는 한 실종된 정치를 되찾아 오기는 어렵다.

상례대로라면 이런 경우에 빈손회담이니, 헛발질이니 하겠지만 당장 시급한 것이 정치의 정상화이기에 허탕 쳐도 좋으니 자주 머리를 맞대기나 하라고 권하는 바다. 정치가 정상을 되찾아 민생을 보듬는 것보다 시급한 일은 없다. 정치가 제구실을 못하고 난장질만 칠수록 남들로부터 업신여김을 받게 된다. 북한 노동신문에 좌파세력의 시위 사진이 버젓이 실리고, 불온세력이 대놓고 활개 치는 그 이유와 답은 모두 갈 데까지 가보자는 막장 정치에 있다.

때마침 26일 여야 중진 의원들이 국회에서 조찬 회동을 갖고 현안에 대해 고민했다고 한다. 이병석ㆍ박병석 여야 국회부의장과 의정 경험이 많은 의원들이 만난이상 대치정국 해소를 위해 많은 지혜를 모았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금 절실한 것은 상대에 대한 이해와 양보, 그리고 타협이다. 그러자면 자꾸 만나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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