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석 · 박사급 1일 애인 좀 구해주세요”…신종 대행서비스 성행
1인가구 증가 · 체면치레 문화 때문
“여자친구와 싸웠는데, 강남역 앞에서 ‘미안하다. 사랑한다’ 피켓을 들고 화가 풀릴 때까지 서 있어야 합니다. 저와 닮은 30대 남성 섭외가 가능할까요?” “함께 밥먹고 쇼핑해줄 파트너가 필요합니다.” “같이 다녀도 부끄럽지 않을 석ㆍ박사급 스펙 좋은 애인이 필요합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바빠진 곳 중 하나가 역할대행업체다. ‘애인’이나 ‘결혼식 하객’ 등 기존에 있었던 대행서비스 외에도 최근에는 ‘사과 대신 하기’ ‘전화 대신 받기’ ‘1일 수행비서’ ‘1일 친구’ 등 각양각색의 신종 대행서비스가 성행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기자가 지난 25일 역할대행업체를 대상으로 직접 확인한 결과 대행업체는 “비용만 지불하면 불법이 아닌 이상 다 대행한다”는 모토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었다.

‘대신 사과하기 서비스’는 요즘 수요가 많은 대행서비스 중 하나다. 해야 할 일이지만 본인이 직접하기에 걸끄러운 일을 대행업체가 비용을 받고 대신해주는 것.

A업체는 “시간당 20만원 정도면 피켓을 들고 사과하거나, 반대로 1인 시위를 해주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행업체를 통해 같이 쇼핑하고, 밥을 먹어주는 ‘1일 친구’를 구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원하는 외모와 스펙을 갖춘 맞춤형 ‘1일 애인’도 신청자가 직접 고를 수 있다. 모임에서 자신만 돋보이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연기파 친구’도 대행업체가 알선해준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 ‘돈으로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이런 세태를 조장했다고 볼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한 인간관계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대면접촉을 피하게 된 것도 한 원인”이라고 해석했다.

이 교수는 또 “ ‘1일 친구’ 같은 서비스가 성행하는 원인은 1인가구가 늘고 있고 우리사회에서 여전한 체면치레 문화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