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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의 核포기…北과는 다르다
北, 거듭된 합의파기 신뢰 잃어
산유국 이란과 核집착에도 차이




북한과 함께 ‘불량국가’로 낙인 찍혔던 이란이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독일)’과 핵 프로그램 포기에 합의하자 6자회담과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그러나 북핵 문제 해결은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외교부는 24일 이란 핵협상 타결에 대해 “정부는 합의 조치들이 성실히 이행되기를 기대한다”며 “북한도 국제사회의 일치된 비핵화 요구를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여야도 입을 모아 북한이 이란의 모범을 따르길 기대했다.

그러나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이란과의 핵협상이 타결된 직후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란과 북한은 많은 점에서 다르다”며 섣부른 6자회담 재개 전망에 선을 그었다. 이란은 고농축 활동 중단과 국외반출 등 개발 의혹이 제기되는 단계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세 차례나 핵실험을 강행해 핵무기 개발은 물론, 소형화ㆍ경량화ㆍ정밀화 등 핵능력의 질적 고도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체제 안에 들어와 있으면서 핵무기 개발이 아니라 핵의 평화적 이용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북한은 지난 2003년 NPT를 탈퇴했다.

핵무기 보유 의지의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차이가 크다. 북한은 헌법에 핵보유국을 명기하고 ‘핵ㆍ경제 병진노선’을 천명했다. 틈나는 대로 각종 성명과 논평을 통해 “미국의 적대적 정책에서 살아남기 위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뜻도 분명히 하고 있다.

게다가 반복된 합의 파기로 북한은 신뢰를 잃었다. 2ㆍ29 합의 이후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고 3차 핵실험을 하면서 협상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최근엔 냉각탑이 폭파된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하는 듯한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란과 북한이 본질적으로 다른 체제를 가지고 있어 핵무기에 대한 집착 정도가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이란은 그래도 여론을 의식해야 하는 민주주의 국가인데다 원유 수출 등 대외 의존도가 높아 제재에 취약하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다”며 “고립을 두려워하지 않는 북한이 핵무기의 유혹에서 더 벗어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차이를 고려해 미국은 북한이 다시 합의를 깨지 않고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에 나설 것이라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는다면 회담은 없다는 입장이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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