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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윗집 불 지르고…흉기 휘두르고…층간소음 민원…6년새 3배 껑충
올해 초 설 연휴기간 중 층간소음으로 잇달아 벌어진 살인ㆍ방화 사건은 소통 없는 한국사회의 어두운 면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지난 2월 9일 서울 중랑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층간소음 문제로 아랫집 거주자 A(46) 씨가 윗집에 사는 이웃에게 흉기를 휘둘러 30대 형제 2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 씨는 설 연휴를 맞아 내연녀가 사는 아파트를 방문했다가 층간소음 문제로 화를 이기지 못하고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뒤인 10일 이웃집에 불을 지르는 사건도 발생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3층짜리 다세대주택 1층에 살던 B(49) 씨는 2층에 사는 C(67) 씨의 집에 휘발유가 든 맥주병을 던져 불을 질렀다. 방화로 노부부와 명절을 맞아 집을 찾은 자녀와 손자 등 6명이 크게 다쳤다.

또 지난 5월 13일엔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한 빌라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다투던 집주인이 세입자 집에 불을 질러 2명이 숨지기도 했다. 한국은 전체 가구 65% 이상이 공동주택에 거주해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 우려가 높다. 환경부에 따르면 층간소음으로 인한 민원은 2005년 114건에서 2011년 362건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또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은 겨울철에 더 집중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은 모두 1만3427건으로 이 가운데 5023건(37%)이 11월부터 2월 사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절기엔 연말 행사와 추운 날씨 탓에 실내 활동이 많아지는 양상을 보여 갈등 우려가 높다는 분석이다.

층간소음이 발생 원인으로는 아이들의 발걸음 소리가 7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망치질 같은 ‘쿵’ 하는 소리가 4.6%, 가구 끄는 소리는 2.3%로 뒤를 이었다.

한편 경찰청에 따르면 이웃간에 벌어진 살인ㆍ강도ㆍ강간ㆍ방화 등 강력범죄 수는 2008년 295건에서 2009년 320건, 2010년 701건, 2011년 656건이 발생했다. 지난해는 모두 726건이 발생해 5년 새 146.1%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웃간 갈등으로 인한 폭력범죄는 2008년 1만2997건, 2009년 1만2677건, 2010년 1만3787건, 2011년 1만3366건, 지난해 1만4246건으로 매년 1만건을 웃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기훈 기자/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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