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제지기업 한솔제지의 무게중심이 인쇄용지에서 백판지와 같은 산업용지, 감열지 등 특수지 분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디지털기기의 발달에 따라 인쇄용지 사용량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데 따른 사업조정이다. 21일 한솔제지에 따르면, 올 3/4분기 기준 인쇄용지ㆍ산업용지ㆍ특수지 매출비중은 각각 42%, 37%, 21%다.
지난해 말 53%, 32%, 14%이던 것과 비교하면 인쇄용지는 11%나 그 비중이 줄었다. 반면 산업용지와 특수지는 각각 5%, 7%씩 늘었다.
한솔제지는 그동안 전통 제지산업 영역인 인쇄용지 분야에서 꾸준히 업계 1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수요감소에 가격문제까지 겹쳐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쇄용지의 경우 수요부진으로 인해 생산원가에 비해 수익성이 낮은 편. 업계가 매년 공급가격을 올리려 해도 시장저항이 큰데다 수요가 받쳐주지 못해 가격이 다시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올해 초에도 공급가격을 2~3% 정도 인상했으나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산업용지의 경우 산업구조가 고도화되고 생활수준 향상에 따라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고 있다. 휴대폰, 화장품, 과자 상자 등 고급 포장재 시장의 성장이나 온라인ㆍ모바일 쇼핑몰의 급성장에 따른 포장상자 수요 증가 등이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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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솔제지 장항공장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마지막 제품 검수를 하고 있다. |
한솔제지는 산업용지 대표 제품인 백판지 시장에서 업계 1위의 차지하고 있다.
특수지 중 감열지도 국내 시장점유율이 70%에 달한다. 감열지 내수시장은 연간 2만5000t, 550억원 규모다.
감열지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10%씩 증가하고 있어 향후 한솔제지의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인쇄용지를 생산하던 장항공장에 200억원의 설비개선 투자를 단행, 총 15만t 가량의 감열지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를 통해 감열지 생산 세계 4위 업체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한솔제지는 지난 9월에는 유럽 시장 1위의 감열지 가공ㆍ유통업체인 덴마크의 샤데스 사를 인수, 유럽 주요지점에 대한 유통망도 확보했다.
또 연산 77만t 규모의 인쇄용지 설비 일부를 특수지 10만t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내년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이상훈 한솔제지 대표는 “각 사업군 별로 내수경기 포화에 대비하고 선진시장에 대한 고품질, 고가격 제품 중심의 수출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동시에 친환경 제품 등 새로운 블루오션 분야로 진출을 추진해 지속적인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솔제지의 상생경영도 주목할만 하다. 2011년부터 인쇄업체, 지류유통업체 등 고객사와 동반성장을 위한 ‘밸류업(Value-up) 파트너’ 정책을 선언하고 상생경영의 토대를 마련했다. 지난 4월에는 ‘구매협력사 상생협의회’를 구성, 협력업체와 동반성장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이 대표는 “고객 및 협력사들이 함께 발전해야 장기적으로 한솔제지 역시 생존할 수 있다는 상생경영의 원칙을 회사 운영의 기반으로 삼고 고객가치창출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