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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화업계 ‘남의 텃밭’ 까지 뛰어든다
불황타개 신성장동력 발굴
프리미엄 제품시장 진입

SK, 아크릴산 생산 도전
LG · 롯데, 합성고무 생산

삼성석화, 탄소섬유 진출
효성 등 기존업체와 한판 승부


석유화학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사실상 독과점으로 인식돼 왔던 ‘남의 텃밭 분야’에 속속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해당 분야는 대부분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제품이다. 업체들은 이들 제품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계속 해서 업계에 불어닥치고 있는 불황의 파고를 넘을 새로운 미래 먹거리이자 기존 자신들의 신성장동력에 힘을 보태줄 ‘플러스 알파(α)’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8일 석유화학 업계 등에 따르면 업체들은 최근 잇달아 다른 기업이 ‘큰 소리’ 치던 시장에 도전을 선언하고 있다. 한동안 불황 속에 조용하던 업계도 후끈 달궈지고 있다.

SK종합화학은 일본 미쓰비시케미칼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2016년까지 울산에 연산 16만t 규모의 아크릴산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아크릴산을 원료로 한 아크릴에스테르ㆍ고흡수성수지(SAP) 생산 공장의 건립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크릴산과 아크릴에스테르는 기초소재인 프로필렌을 고부가화한 제품으로 페인트ㆍ접착제ㆍ첨가제 등 정밀화학 제품 원료로 쓰인다. 특히 아크릴에스테르는 건축ㆍ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과 연계가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LG화학만이 아크릴산을 생산하기 때문에 두 회사 간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게 됐다. LG화학은 미국 다우, 독일 바스프 등 글로벌 업체 4곳과 함께 세계 아크릴산 시장의 약 65%를 점유하고 있다.

충남 서산시 대산읍 대죽리 LG화학 대산공장의 야경. LG화학은 이달 중으로 이곳에서 연산 6만t 규모로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SBR)를 양산할 계획이어서, 해당 시장 국내 1위 업체인 금호석유화학과 맞대결이 불가피하게 됐다. [사진제공=LG화학]

SK종합화학의 ‘공세’를 받은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금호석유화학이 국내 1위, 해외 5위를 달리고 있는 솔루션스티렌부타디엔고무(SSBR) 등 고기능 합성고무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SSBR은 기존 부타디엔고무(BR)보다 가볍고 수명이 길면서 오염배출 배출도 적은데다, 저온에서의 탄성 유지와 제동력도 높아 타이어에 주로 적용된다.

LG화학은 이달부터 충남 서산 대산 차세대 합성고무 공장에서 연 6만t 규모로 솔루션스티렌부타디엔고무(SSBR) 양산을 시작했다. SSBR 생산능력으로는 국내 2위다. 범용 SSBR 시장에서 금호석유화학과 경쟁하게 됐다.

롯데케미칼은 이탈리아 국영 석유업체인 베르살리스와 손잡고 ‘롯데베르살리스 엘라스토머스’를 합작 설립해 2016년 하반기부터 상업생산에 돌입한다. 연간 20만t 규모의 SSBR과 고기능성 합성고무(EPDM)를 생산할 계획이다.

또 삼성석유화학은 지난달 합작법인 ‘삼성에스지엘탄소소재’ 설립을 완료했다. 이 법인은 삼성석유화학과 독일 SGL이 50대50의 지분을 갖고 함께 세웠다.

삼성석유화학은 우선 내년부터 독일 SGL에서 들여오는 탄소섬유를 국내 시장에서 판매한 뒤 시장 상황을 보며 직접 생산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탄소섬유 시장은 기존 도레이첨단소재, 태광산업, 효성에 역시 신규 진출을 준비 중인 GS칼텍스에 이어 ‘5파전’ 양상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업체가 불황에다 중국 등 신흥국 업체의 도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일단 생존하는 것이 우선인 만큼 ‘남의 텃밭’ 여부에 신경쓰지 않고, 부가가치가 높은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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