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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수 매기며 패싸움하는 중학생들…5차전까지 진행, 경찰 학교 뒤늦게 진상파악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서울 시내 중학교 학생들이 놀이처럼 패싸움을 진행하고 있다. ‘5판3선승제’, ‘넘어지면 지는 것’이라는 규칙을 만들고 점수까지 매겨가며 싸웠다. 5차전까지 진행되고 나서야 학교 측이 징계를 내렸으며, 경찰도 뒤늦게 진상파악에 나섰다.

18일 서울 혜화경찰서와 강북경찰서, 해당 학교 등에 따르면 A 중학교와 B 중학교가 주축이 돼 지난 4월부터 10월초까지 5차례에 걸쳐 학교간 패싸움을 벌였다.

발단은 지난 4월 초 카카오톡 방에서 일어난 대화였다. A 학교에서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간 C(14) 양이 B 학교 아이들이 싸움을 더 잘한다는 이야기를 카카오톡방에서 듣고, A 학교 일진들에게 전했다.

이 말을 들은 A 학교 학생은 지난 4월 초 B학교 학생과 1차 싸움을 벌였다. B 학교 측에 따르면 당시 A학교 학생 20명, B 학교 학생 3명, 다른 학교 학생 11명(A 학교 측은 A 학교 학생 6명, B 학교 학생 10명으로 주장) 등 수십명의 아이들이 성북구 하월곡동 숭곡중학교 인근 공터에 모였다. ‘5판3선승제’와, ‘넘어지면 지는 것’이라는 규칙도 정했다. 심판도 있었다. 싸움은 대표로 나온 A 중 학생 1명, B 중학생 1명이 벌였다. 싸움에 나선 아이들을 제외한 아이들은 원을 만들고, 그 안에서 한 명은 심판을 봤다.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지만, 아이들은 이미 도망간 후였다.

2차는 4월 중순 종로 숭인동 센트리빌 아파트 부근에서 펼쳐졌다. 1차 싸움에서 “A 중학교가 이겼다”는 소문이 나자, B 중학교가 다시 한번 싸움을 원했기 때문이다. 이어 5월초에 3차 싸움이 진행됐다. A 중학생 2명, B 중학생 2명이 대표로 나섰다.

4차 싸움은 7월 초 성신여대 인근에서, 5차는 10월 9일 한성대 인근 삼선공원에서 A 중 20여명, B 중 7명, 인근학교 학생들 총 60여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3~5차 싸움 역시 주민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지만, 아이들은 이미 도망친 상태였다.

경찰은 지난 10월 말, 아이들이 패싸움을 벌이고 있고 6차 싸움이 진행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본지 기자로부터 전해듣고 학교측과 함께 진상파악에 나섰다.

결국 A 학교는 지난 8일 아이들 6명에 대해 4시간 특별교육 징계를 내렸다. B 학교측은 오는 20일부터 3일동안 있을 경찰의 선도 교육이 끝나는 대로 일주일 간 봉사활동 등의 징계를 내릴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들이 상해를 입는 수준의 싸움이 아니라 입건시키지는 않았으나, 엄연한 학교폭력이니 만큼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금까지 진행된 학교별 패싸움이 A 중학교와 B 중학교간의 싸움이기 보다는 강북권안에 있는 학교를 남북으로 나눴을 때 그 학교들 간의 싸움이라는 주장도 있다.

B 학교 생활부장 교사는 “출석일수 부족으로 10월 말께 유급을 당한 한 학생이 주도로 해 싸움에 참여했다. 현재 학교 차원에서 해당 학생을 이 사건과 별도로 폭력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 한 상태”라면서도, “이 싸움은 A 중학교와 B 중학교간의 싸움이기 보다는 강북권을 남북으로 나눴을 때 남쪽에 있는 아이들과, 북쪽에 있는 아이들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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