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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도심 항공 안전대책 서둘러 마련해야
LG전자 소속 헬기가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에 충돌하는 사건을 계기로 도심 항공안전에 대한 우려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민간 헬기가 아파트에 충돌한 것은 충격 그 자체다. 헬기가 고압 전선 등에 걸리거나 악천후로 추락하는 일은 가끔 있어도 아침에 고층 아파트와 충돌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짙은 안개로 인한 항로 이탈을 포함해 기체결함, 조종실수, 착륙지점 착각 등이 사고원인으로 꼽히나 정확한 결과는 블랙박스 판독이 끝나는 6개월 후에나 알 수 있다고 한다.

이번 사고를 통해 우리는 초고층건물이 도심 재난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똑똑히 지켜봤다. 특히 좁은 공간을 시계 비행해야 하는 헬기 조종사에게 고층건물은 말 그대로 ‘하늘의 암초’나 다름없다. 서울의 경우 강남, 여의도 등 도심뿐만이 아니라 이제는 각 구마다 50층 이상 고층건물이 산재해 있다. 부산에도 해운대를 중심으로 이런 건물이 숱하다. 30층 이상으로 치면 전국에 1020곳이나 되고, 항공기 운항에 직접적인 장애가 되는 건물은 159개에 이른다고 한다. 서울과 부산에 100층 이상 치솟는 고층건물까지 생겨 항공안전에 비상이 현실화한 셈이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롯데가 송파에 짓는 123층인 롯데슈퍼타워다. 2015년에 완공 예정인데 높이가 무려 555미터에 이른다. 성남 비행장과 가까워 군 작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비행장의 활주로 각도까지 틀어가면서 건축 허가가 났다. 차제에 도심 재난방지 차원에서 철저하고도 종합적인 재점검을 실시하기 바란다.

헬기는 인명구조, 화재진압 등 여러 목적으로 이용이 늘고 있지만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끊이질 않았다. 건물에 경광등이 있지만 안개나 해무가 끼면 소용이 없다. 고층빌딩을 표시하는 항공지도마저 없고 이륙 후에는 기상정보도 받지 못한다. 안전통제장치도 제대로 없다고 한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도심 항공안전을 어떻게 확보할지 대책을 내놔야 한다.

국내에는 33개 헬기 보유업체가 있고 군용을 제외한 183대의 민간 헬기가 있다. 안전행정부는 안전관리 현황과 조종사 교육 및 정비 등을 점검하겠다고 한다. 서울시도 항공기 운항에 장애가 되는 고층건물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고 헬기장이나, 건물 옥상 헬리포트 등 488곳에 대한 관리실태도 점검하기로 했다. 늘 그랬듯이 결국 사고가 난 후에 부랴부랴 움직이는 모습이다. 미리미리 더 철저하게 대비하는 것이야말로 더 큰 불행을 막는 최선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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