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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양의 교훈’ …위기 기업 대응 초스피드로

[헤럴드경제=김영상ㆍ박수진 기자]동부그룹,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위기의 기업들의 ‘서바이벌 전략’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핵심은 ‘돈 되는 알짜까지 판다’는 것이다. 위기 시그널(신호)을 감지하고도 미적거리면서 핵심 사업 매각에 타이밍을 놓치고, 결국 시장 신뢰까지 잃어 좌초된 동양그룹의 교훈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위기 기업의 긴급처방은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 생존에 초점이 맞춰졌다. 생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하고 알짜까지 매물로 내놓으면서 유동성 극복 의지를 보임으로써 현금확보와 시장 신뢰를 얻겠다는 것이다. 즉, ‘아랫돌 빼 웃돌 괴기’식의 땜질로는 미래가 없다는 절박한 심경이 그 배경이다.

동부그룹이 핵심 기업이자 김준기 회장의 ‘30년 반도체 꿈’이 담긴 동부하이텍을 매각키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동부가 하이텍을 팔 줄은 대부분 예상치 못했다. 그만큼 깜짝 카드다.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3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 그룹 차입금 규모를 반 정도 줄이겠다는 계획이 성공할지 그래서 시선을 끈다.

해운업계 ‘빅2’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역시 배수진을 쳤다. 둘다 9월 말 기준 부채 비율이 각각 1000% 안팎을 기록하는 등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된 상태다. 두 기업 모두 3000억~4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지만 채권단 측은 ‘먼저 자구 계획을 마련하라’는 입장이다. 두 기업은 최근 각각 1조원 안팎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해 채권단에 전달했지만 상황은 불투명하다.

한진해운은 ‘마지노선’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한진해운은 부산신항만터미널 지분 매각(3000억원), 장기용선계약 담보대출(2000억원), 서울 여의도 사옥을 포함한 자산 매각 및 유가증권 처분(2500억원), 유상증자 추진(3000억원) 등 총 1조5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산업은행에 전달했다.

현대상선은 산업은행 측에 부산 신항만터미널 지분 매각(2000억원), 유상증자 및 선박 매각(5000억원) 등 총 1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제출했다. 계열사간 순환 출자 구조에 따라 그룹 전체로 위기가 번지는 것을 차단키 위한 특단책으로 풀이된다.

10대그룹 임원은 “유동성 위기에 ‘쉬쉬’하며 최후엔 ‘채권단이 있다’고 버티던 시대는 지났다”며 “위기기업들의 ‘최후 카드’가 성공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ysk@heraldcorp.com



▶위기의 기업들, 긴급처방



동부그룹

-동부하이텍ㆍ메탈 매각, 30년 반도체 꿈 포기



한진해운

-여의도 사옥 매각까지 고려, 현금확보



현대상선

-선박 매각은 물론 부산신항만 지분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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