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겉도는 다문화 교육 지원...이중언어강사 주된 업무가 일반 학생 외국어 강의?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다문화 가정 자녀의 모국어 교육을 위해 일해야 할 이중언어교육 강사가 일반 학생의 외국어 강사로 전락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여성가족부가 용역 의뢰하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실시한 ‘이중언어교육 실태 및 개선방안 연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4명의 이중언어강사에 대한 심층 면담을 실시한 결과, 2명은 다문화 학생 1,2명을 대상으로 1회당 1교시씩 주 2회 이중언어교육을 하고 있으며, 다른 1명은 이중언어교육을 전혀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서 교육부가 진행한 ‘이중언어강사의 역할과 발전적 활용방안’의 결과와 유사한 내용이다. 여기서 이중언어교사의 이중언어교육 비율은 3.9%에 불과했고, 문화이해교육(40.2%)과 일반 학생 대상 외국어교육(31.9%)을 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다문화가족 자녀의 이중언어 지원 사업을 국정과제로 삼아 370여명의 이중언어강사를 육성해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을 비추어 볼 때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다.

연구진이 이중언어강사 4명을 포함해 20명의 다문화 학생 교육 관련자를 심층 인터뷰한 결과, 수요가 많은 일본어나 중국어를 모국어로 구사하는 이중언어강사들은 오전에는 다문화교육, 오후에는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언어 교육을 주로 진행했다. 이에 비해 몽골어 등 수요가 많지 않은 이중언어강사는 다문화가족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로 국어, 수학, 영어 등의 학습지도와 한글지도를 했다.

이와 함께 모국어 수요와 관계없이 기계적으로 이중언어강사를 배치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해당 학교에 다니는 다문화 학생이 대부분 중국 출신임에도 몽골출신 이중언어강사가 배치되는 경우가 있었으며, 베트남 출신 다문화 학생이 대부분이고 일본 출신 다문화 학생이 1명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학교에는 일본 출신 이중언어강사가 배치되는 경우도 있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학교에서 이중언어 교육이 유명무실한 상황이 된 것은 이중언어 강사의 출신국가와 동일한 국가 출신의 다문화 학생이 극히 소수인 점에서 기인한다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학교에 편재돼 제대로 된 이중언어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이중언어 중점 학교를 설치해 운영할 것을 주문했다.

정해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결과보고서에서 “다문화 학생의 이중언어교육을 위한 이중언어 중점 학교를 교육자치단체별로 1, 2곳에 권역별로 설치·운영할 것”과 “이중언어 중점 학교에서 가르치는 이중언어는 교육자치단체별로 지역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족의 출신국가비율을 고려하여 개설하되, 태국어, 캄보디아어 등 다문화 학생도이용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다양한 이중언어강좌를 개설할 것”을 제안했다.

coo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