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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난 남편… 아내, 두 딸 잃고 수억대 보험금을 손에…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보험금을 타기 위해 아내와 두 딸을 살해했다는 의혹을 산 남성이 살인 혐의 무죄가 확정돼 보험금을 타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3부(부장 김현미)는 A 씨가 “보험금 6억8500만원을 달라”며 보험사 2곳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한 달 소득이 200만원이 조금 넘었던 A 씨 부부는 2009년 1월 20일 교통사고 생명보험 2건에 가입했다. 월 보험료가 50만원이 넘었지만 아내가 사망할 경우 거액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그로부터 1주일만인 1월 27일, 설 명절을 맞아 아내와 두 딸과 함께 차를 몰고 처가에 다녀오던 A 씨는 도로의 옹벽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아내는 현장에서 사망했고, 두 딸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을 거뒀다. 정 씨 역시 장기가 손상되는 등의 상해를 입고 며칠 간 의식을 잃었다 깨어났다.

교통사고 감정사는 아내가 앉은 조수석에 충격이 집중되도록 차량이 운행됐다고 감정했다. 검찰은 A 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A 씨가 이혼남 행세를 하며 다른 여자와 불륜 관계에 있었고, 보험 가입 직전 이러한 사실이 발각돼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부부가 크게 다퉜으며, 이후에도 불륜 상대방에게 ‘돌아갈테니 기다려달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는 등의 정황이 사고 배후의 의도를 의심하게 했다. 거짓말탐지기는 ‘사고 당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A 씨의 진술이 거짓이라고 했다.

하지만 어느 것도 결정적 증거가 되지는 못했다. 법원은 A 씨가 고의로 사고를 냈다는 의심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졸음 운전에 의한 사고였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교통사고 감정사들의 감정결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한 결과 100% 신뢰하기는 힘들다고 보았다.

1심부터 상고심까지 살인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A 씨는 보험금 소송을 제기했다. 보험사들은 A 씨 부부가 보험가입 직전 이혼을 거론할 정도로 크게 싸운 점을 거론하며 A 씨의 아내가 보험계약을 맺은 것이 아님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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