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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민주당 김성곤 의원이 전한 희망 메시지
4선의 민주당 김성곤(여수갑) 의원이 정치권을 향해 던진 희망의 메시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13일 김 의원은 국회 시정연설을 앞둔 박근혜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들에게 “서로에게 진성성과 예우를 지켜 달라”며 공개편지를 띄웠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정연설 때 한나라당 의원들은 박수는커녕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았듯이, 이명박 전 대통령 연설 때는 민주당 의원들이 똑같이 그랬다는 지적으로 글을 시작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주창하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남북 이전에 대통령과 야당 간에 신뢰부터 쌓기 시작해야 한다”며 “국회에서 박수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난 선거 때 절반에 가까운 지지를 보낸 국민을 생각해서라도 야당의 요구에 귀 기울이시고, 승자인 대통령께서 현 사태의 책임을 안고 가는 넉넉한 모습을 보여 주시기 부탁한다”고 했다. 소속당에는 “설혹 박 대통령의 연설 내용이 마음에 차지 않더라도 대선 때 절반 이상의 지지를 보내 준 우리 국민을 위해서라도 박 대통령께 최소한의 예우는 보여주시기를 바란다. 이는 우리의 국격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오랜 가뭄 끝에 맛보는 단비가 따로 없다. 같은 날 열린 민주당의 의원총회에서는 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놓고 강온파 간에 갑론을박이 있었다고 한다. 은수미 의원은 불참을, 최민희 의원은 항의의 뜻으로 검은색 정장을, 진성준 의원이 단식이든 의원직이든 걸 것을 주문하자 이석현 의원은 과하지 않게 검은 넥타이와 스카프면 충분하다고 했다는 것이다. 반면 유인태 의원은 그런 일로 ‘콩가루’소리 들으면 안 된다며 각자 알아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중재했고, 신기남 의원은 예의는 지키되 민주당의 뜻은 전하자며 만류하다시피 했다고 들린다.

이렇듯 국회의원이라 해서 다 같을 순 없다. 선수(選數) 차이에서, 정치적 철학과 소신에서, 그리고 소양과 품성에서 개별 차는 분명 있게 마련이다. 김성곤 의원의 경우 이번이 결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란 것이 중요하다. 전당대회준비위원장 때는 당내 화합을 통렬하게 주문했고, 안철수 세력을 안으려면 민주당이 좌클릭보다는 중도를 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성공단 사태 때는 박 대통령을 향해 원칙도 지나치면 ‘과유불급’이라 했고,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핫바지’ 표현을 따끔하게 나무라기도 했다.

그의 말대로 선진국 의회처럼 대통령이 연설하면 모든 의원이 일어나 기립박수 치게 되는 날을 우리 국회에서 언제쯤 보게 될는지 기다림이 너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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