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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 경매시장 과열…고가입찰 주의보
하우스푸어 경매신청 급증
일부는 깡통주택 나오기도

지난달 3024건 월간 최고치
비수기 매매시장 주춤 불구
낙찰가율 80%대 고가 입찰


하우스푸어 증가로 수도권에 손실 위험이 큰 아파트 경매 물건이 넘쳐나는 데도 불구하고 고가 입찰로 비싸게 낙찰 받는 사람들이 급증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0월 수도권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3024건으로 통계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00년 이후 월간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월평균 2491건에 달했다. 과도한 주택담보대출로 어려움을 겪던 집주인이 대출 이자를 계속 내지 못하자 은행이 결국 경매를 신청한 사례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지역별로는 장기간 미분양 적체에 시달리는 용인이 290건으로 가장 많았고, 고양 251건, 남양주 129건, 파주 123건 등에서도 경매 물건이 줄줄이 쏟아졌다.

그런데 이 기간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2%로 올해와 지난해를 통틀어 처음으로 80%를 돌파했다. 2011년 5월(82.4%) 이후 가장 높은 낙찰가율이다. 낙찰가율이 높아지는 것은 향후 집값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입찰가격을 높게 써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경매시장에서 낙찰가율이 80%를 넘어서는 것은 시장 회복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최근 법원 경매장에 아파트 매물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경매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크게 몰리고 낙찰가율도 덩달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수도권의 한 경매 법원 모습.

10월 경매 건별 평균 응찰자수도 7.4명으로 과열조짐마저 보인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 경매 건별 평균 응찰자수는 6.3명 정도다.

하지만 이렇게 손실위험이 큰 아파트 경매 물건이 증가할 때 사람들이 몰리고 낙찰가율이 상승하는 것은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소장은 “정부가 8ㆍ28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뒤 일부 지역이 반짝 상승세를 타자 경매시장에서 과잉 반응을 보이는 응찰자가 많은 것같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수원지방법원 경매 9계. 감정가 3억7000만원인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S아파트가 경매에 나왔지만 주인을 찾지 못했다. 한차례 유찰된 뒤 2억5900만원을 최저가로 경매에 들어갔지만 응찰자가 없었다. 이 아파트 등기부에 나온 채권총액은 4억800만원. 경매로 아파트를 처분해도 빚을 다 갚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주택’인 셈이다.

깡통주택을 낙찰 받을 경우 명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등 손실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비수기가 시작되는 이달 들어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이 다시 주춤하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매매시장 회복없이 경매시장이 살아날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박미옥 법무법인 메리트 경매본부장은 “최근 매매시장에서 급매물이 다시 늘어나는 것을 관심있게 지켜봐야 한다“며 “경매시장의 낙찰가가 기존 매매시장의 급매물보다 5~10% 정도 더 싸야 경매 참여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요즘 시기 응찰대상을 고를 때 경매 물건이 늘어나는 지역은 조심해야 한다. 사람들의 선호도가 떨어져 매매시장에서 해소가 되지 않으니 대거 경매로 넘어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영진 이웰에셋 대표는 “고양, 파주, 용인 등 단기간에 아파트 경매물건이 늘어나는 지역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며 “매매시장이 활기를 띠는 지역 물건을 우선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최근 인천 고양 식사지구, 일산서구 가좌동, 파주시 다율동, 아동동,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 등의 아파트 단지에서 경매물건이 부쩍 늘어났다. 그럼에도 최근 아파트 경매 물건이 늘어나는 것은 내집마련을 준비하는 실수요자에게 기회가 될 수 있으므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는 전문가도 많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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