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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닷가재 블랙홀’ 한국
美 주산지의 생산량 30% 국내 수입
마리당 1만원대 안팎 판매 완판 · 품절사태
대형마트 3社 ‘活로브스터 전쟁’ 계속될듯


대형마트가 올 10월 벌인 살아있는 미국산 ‘바닷가재(로브스터) 전쟁’으로 현지의 대표 로브스터 생산지인 메인주 스토닝턴 해안 생산량의 30%가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ㆍ롯데마트ㆍ홈플러스가 고급 레스토랑에서나 맛볼 수 있었던 활(活) 로브스터를 마리당 1만원 안팎에 팔자 완판ㆍ품절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미국 최대 로브스터 어획ㆍ유통사의 최고경영자까지 최근 방한해 국내의 활 수산물 유통 노하우에 혀를 내두르는 등 한국이 해외 로브스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이런 추세라면 내년에도 대형마트발(發) ‘로브스터 전쟁’으로 인한 가격인하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이마트 등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미국 메인주에서 나온 로브스터 물량의 30%가 넘는 40만마리가 한국으로 수출됐다. 이 가운데 35만마리가량을 대형마트 3사가 빨아들였다. 이마트가 1차로 10만마리를 9990원에 내놓자 완판됐고, 추가로 8만마리를 긴급 공수했다. 롯데마트도 12만마리를 1만원(최저가 9700원) 안팎에 팔아 전량 판매했다. 홈플러스도 수입한 5만마리를 9900원에 모두 팔아치웠다.

국내 도매시장에서 1만5000원선에 거래되던 활로브스터를 저렴하게 팔기 위해 대형마트는 항공 직송전에다 강원도 속초 앞바다 등에 전용 계류장까지 만들었다.

미국 현지에선 한국의 로브스터 수요 급증을 의아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ㆍ유럽 등은 로브스터를 숙회 형태로 소비하는데, 유독 한국으로는 활로브스터가 수출되는 점이 특이하다고 판단한다는 것. 


지난 6일 이마트를 찾은 미국 최대 로브스터 회사 LLC의 휴 제이놀드 회장은 “이마트의 해수 계류장부터 활어 이동물류, 매장 수조관리까지 모든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것을 봤다”며 “미국은 활수산물에 대한 유통 노하우가 전혀 없어 판매ㆍ선도관리에 어려움이 많은데 한국에선 소매업 매장까지 모든 시스템이 구비돼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업계에서 올해 최대의 히트상품으로 올라선 ‘로브스터 전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마트가 또 15만마리(16억~17억원어치)를 들여와 푼다. 이제껏 수입ㆍ판매한 양 가운데 최대다. 지난달 품절 사태를 겪은 이마트는 바이어와 해외소싱팀을 스토닝턴으로 급파해 물량을 확보했다. 여기서 잡아올린 로브스터 57t 가운데 80% 이상인 47t을 이마트가 쓸어담은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11월 중순 이후로는 영하 10도가 넘는 추위와 2m가 넘는 파도가 예상돼 현지 조업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올해는 더 이상 활로브스터 수입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마트는 14~20일 450~600g짜리를 마리당 1만1800원에 판다. 전달에 팔았던 상품보다 크기가 커졌고, 100m 심해에서 끌어올린 것이어서 10월의 가격보다 다소 올라갔다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로브스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해외 업체 가운데 더 좋은 조건에 상품을 대겠다는 곳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대형마트 간 로브스터 전쟁이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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