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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 속에서도, 병원에서도...‘모션’을 인식하라
[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샤워 중 전화가 오면 수건으로 물기를 닦을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 가까이 손을 가져가는 것 만으로도 전화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 중 의사는 손짓만으로도 MRI를 작동할 수 있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오던 이 놀라운 세상의 모습은 이미 실현됐다. 단순히 버튼을 누르고 마우스를 조작해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실제 게임 속 주인공이 돼 골프나 달리기를 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것도 이미 가능하다.
이런 세상을 가능케 한 것은 ‘모션인식’ 때문이다. 그밖에도 모션인식 기능이 있으면 TV, 태블릿, 스마트폰 컴퓨터 등의 화면을 별도의 입력장치 없이 조작해 소파에 앉은 채로 손가락만 움직여 채널을 바꾸거나, 현관 문을 열고, 조명을 켜고 커튼을 치는 것도 가능해진다. 실제로 이런 기술이 이스라엘 벤처 기업인 아이사이트, 일본의 미쓰이홈 등의 업체에서 개발된 상태다.

▶모션인식+스마트폰= 두 손의 자유로움 = 최근 모션인식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기기와 만나며 시너지를 얻고 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G2에는 잠금해제 없이 전화를 걸 수 있는 UX ‘모션콜’을 탑재했다. 사람이 단말기를 귀에 가져다 대면 자동으로 전화로 연결된다. 모션콜 기능은 여름철 기기를 방수커버에 넣은 채 물놀이를 할 때에도 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사진설명> LG전자 매직리모콘/ 갤럭시 라운드/ LG G2

애플은 최근 출시된 아이폰5S에 모션 추적 전용 M7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이 프로세서는 이용자들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추적, 활동량을 측정한다. 아이폰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면서 헬스 업체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최근 나이키는 나이키플러스 무브 앱을 애플 애스토어에 등록했다. 이 앱을 통해 가속도계, 컴퍼스 등 사용자 움직임에 대한 활동량 데이터를 수집하고 피드백할 수 있다.

‘좌우로 휜’ 삼성전자의 곡면 스마트폰 ‘갤럭시 라운드’는 휘어진 모양을 착안해 ‘라운드 인터랙션’이라는 인터페이스를 추가했다. 음악을 듣다 스마트폰을 왼쪽으로 굴리면 앞 곡으로, 오른쪽으로 굴리면 다음 곡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화면을 끈 상태에서도 스마트폰을 켤 필요 없이 스마트폰을 건드리는 것 만으로도 조작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음악 뿐 아니라 제품을 기울이는 것만으로 배터리 잔량, 날씨 등 스마트폰 내부에 저장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집에서, 병원에서... 생활 곳곳에 ‘모션인식’= 스마트폰을 제어하는 모션인식은 TV, 컴퓨터 등 각종 전자기기에 도입될 예정이다. 최근 통신업체와 가전업계는 TV에 주목하고 있다. LG전자의 시네마 3D 스마트TV는 손동작을 인식하는 모션인식 ‘패턴 제스처’

기능을 선보이며, 모션인식을 통한 휴먼인터페이스 시대를 열었다. 패턴제스처는 ‘매직 리모콘’을 손에 쥐고 숫자를 그리면 TV의 채널을 바꾸는 기능이다. 리모콘을 누른 채 원을 그리면 화면을 확대하거나 줄일 수도 있다.

모션인식은 집 뿐 아니라 병원 등 산업 분야에서도 널리 활용될 전망이다. 게임으로 유명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키넥트는 최근 모션인식 기능으로 의료 분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병원 수술실에서 의사들이 MRI 영상을 살펴볼 때 키넥트의 모션인식 기술이 활용된다. 수술장갑을 끼고 기기에 손을 대 세균에 감염될 위험도 크게 줄어든다. 의료 뿐 아니다. 아르헨티나의 월마트에서는 손님들이 카트에 담는 물건, 가장 붐비는 판매대 등의 데이터를 3D 모션인식 센서로 수집한다. 스마터 카트를 도입해 몸이 불편한 노인이나 장애인들의 쇼핑을 돕기도 한다. 


▶2016년까지 26%씩 성장...활용분야 무한대= 이처럼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모션인식 시장은 통합센서를 중심으로 2016년까지 26%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통합센서를 만드는 통합칩 시장은 2011년 2300만달러에서 지난 해 1억8000억 달러 규모까지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도 236%가까이 시장이 성장해 시장 규모가 6억35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모바일은 모션인식 센서 시장의 71%를 점하며 성장을 견인한다.

최근 구글은 모션인식업체 ‘플러터’를 인수했다. 플러터는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등 웹캠을 이용해 사용자의 동작을 인식, 음악이나 영화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앱을 제작하는 업체다. 업계는 플러터의 기술이 구글글래스나 스마트카 등에 접목돼 모션인식 시장의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모션인식은 2010년까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게임을 중심으로 시장이 커졌다”며 “스마트TV와 같은 대형 가전제품 뿐 아니라 모바일 기기까지 무한대로 적용돼 다양한 제품군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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