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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경은 현대증권 대표 “토종 자산운용 모델로 금융한류 주도하겠다”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우리의 자산운용 모델과 인력으로 세계 유수 투자은행(IB)들과 경쟁해 ‘금융 한류’를 꽃피우겠습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고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주식 거래대금 감소로 증권사의 큰 수익원이던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수익은 급감, 말 그대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이 역시 녹록치 않다.

이런 가운데 현대증권의 발빠른 행보과 이 행보를 주도하는 윤경은 대표는 금융투자업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윤 대표는 5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1976년 양정모 선수가 레슬링에서 금메달을 따기 전까지 우리에게 금메달은 꿈만 같았다”며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금메달은 물론 한국이 세계 10대 올림픽 강국으로 성장한 것처럼 한국 금융상품도 세계적인 금융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지금까지 국내 금융기관의 자산 운용방식은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이미 선진국에서 성공한 기법을 들여온 것들이 대부분이었다며 그들의 모델을 답습해서는 절대 그들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윤 대표가 말하는 해외시장 진출의 핵심은 한국 금융의 수출, 다시말해 ‘금융 한류’다. 그는 ‘금융 한류’의 구체적 방법으로 최첨단 금융기법인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제시했다.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경쟁력있는 알고리즘을 가격차이를 활용한 차익거래에 적용, 꾸준한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세계 1, 2위를 다투는 홍콩 주식워런트증권(ELW)시장에서 이같은 알고리즘매매를 바탕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큰 자본없이도 젊은 인재들의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알고리즘으로 거둔 성과라 더욱 값지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알고리즘 전략을 보다 큰 시장인 홍콩, 싱가포르 등 ‘팬(PAN) 아시아’ 지역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 윤 대표의 전략이다. 지난 상반기 자본금 1100만달러로 문을 연 싱가포르 트레이딩법인(Hyundai Able Inv. Pte. Ltd), 헤지펀드운용법인(AQG capital Management Pte. Ltd)을 중심으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윤 대표는 “AQG는 지금까지 해외시장에서 내놓을 만한 우리만의 금융기법이나 금융상품이 없는 현실에서 순수 국내 기법과 인력으로 우리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며 “금융한류 바람을 일으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세계금융시장을 잘 아는 최고경영자(CEO)로 통한다. 국제금융통으로 업계에서 손꼽히는 국제영업과 파생상품 전문가이기도 하다. 1987년 제널드 한국지사에 입사한 뒤 파리바은행 등 외국계IB에서 선진금융기법을 익힌 뒤 굿모닝신한증권 국제영업본부장, 신한금융투자 트레이딩그룹 부사장을 지냈다. 솔로몬투자증권(현 아이엠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하고 지난 5월 현대증권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소위 ‘선수’로 활약했던 윤 대표이기에 그의 도전에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그는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하면 모든 것을 놓칠 수 있다”며 “현대증권이 남보다 먼저 할 수 있는 부문, 잘 할 수 있는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국내 사업부문에서도 브로커리지에서 자산관리 영업 중심으로 전환, 자산관리 명가 재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천편일률적인 상품보다는 현대증권만이 할 수 있는 고수익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일본 유통회사인 이온그룹과 함께 개발한 10년 장기 일본 리츠 상품은 세계 유수 IB들과 경쟁해 만든 현대증권만의 상품”이라며 “연 9.9% 수익을 10년동안 기대할 수 있어 국내 투자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이번 일본 리츠를 통해 연 30억원, 11년간 330억원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윤 대표가 말한 해외 수익비중 5% 확대 전략의 시작인 셈이다.

윤 대표는 “성장성이 높은 중국시장에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까지 진출하겠다”며 “우리가 개발한 알고리즘과 인력으로 네트워크를 잘 갖춘 중국 현지 증권사와 협력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보겠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최근 노조위원장 면직 처분 등 노동조합과의 갈등과 관련해서는 “노사문제는 하나의 기업문화라고 생각한다. 노조와 사측이 합심해도 살아남기 힘든 상황인데 이젠 바뀌어야 한다”며 “(노사문제가) 바뀌기 위해서는 원칙을 갖고 갈 수밖에 없으며 숙명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라고 말했다.

greg@heraldcorp.com

[사진=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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