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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오로지 한국에만 있다 … 연간 100만대 판매 생활가전 ‘김치냉장고’
[헤럴드경제 = 홍승완 기자] 김치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만 형성된 톡득한 시장이 하나 있다. 바로 김치냉장고다.

지난 1995년 위니아만도의 ‘딤채’가 국내 시장에 등장한 이래 김치냉장고는 한국가정의 필수 생활가전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 ‘누가 김치를 보관하려고 따로 냉장고를 사겠느냐’는 비웃음속에 발매 첫해에는 연간 4000대 판매에 그쳤지만, 도시화의 가속화속에 아파트 세대가 늘면서 2000년대 들어 고성장세를 거듭했고 현재는 가구당 보급률이 90%를 넘어설 정도로 필수 가전제품이자, 세컨드 냉장고로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했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첨단의 보관ㆍ숙성ㆍ발효 기술 등이 더해지고 디자인과 제품 사이즈가 다양해지면서 단순히 김치를 넘어 각종 신선식품과 화장품, 와인 등까지 보관할 수 있는 종합가전으로 진화한 상태다. 


김치냉장고의 시장규모는 수년째 연간 110만대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열풍이 거세던 2002년에는 TV·냉장고·세탁기·에어컨에 이어 단일 가전품목으로 시장규모 1조원을 넘어서면서 5대 가전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계속 내림세를 보이면서 현재는 연간 100만 ~110만대 수준을 오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10년여 만에 최초로 연간 100만대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올해는 다시 평년 수준인 110만대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일 김치소비량이 10년전 92g에서 현재 68g 수준으로 줄어들고, 1~2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김치를 필요할때마다 소량 사먹는 가구의 숫자가 늘어나다보니 김치냉장고 수요도 그만큼 줄었다. 대형화된 일반냉장고들이 김치보관기능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는 것도 김치냉장고의 설자리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김치냉장고의 가장 큰 고민은 수출이되고 있다. 정체된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해외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제조사들이 노력을 하고 있지만, 시장이 잘 뚫리지 않는다. 일부 업체들이 연간 몇 천대를 수출하기도 하지만 미주와 유럽 등에 살고 있는 교민가정이 대상일 뿐 현지 일반인들에게는 크게 소구하지 못하고 있다. 김치에 대한 글로벌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외국인들이 대량의 김치를 집에 보관해두고 먹을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업체들이 김치냉장고를 과일 채소등의 신선식품이나, 치즈, 피클, 와인 등 저장ㆍ숙성식품의 전용 냉장고로 포지셔닝해 판매를 시도해봤으나 이 역시 큰 효과를 못보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냉장고를 선호하지 않는 외국가정에서 숙성식품의 보관을 위해 별도의 냉장고를 사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김치냉장고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김치 관련 파생 상품들은 일부 식품에 편중되어 있는 실정이다. 김치의 맛을 과자나 라면, 국수 등 예측가능한 범위 내에 채용한 것이 대부분이라 상품의 폭도 좁은 편이다.

우리에게서 김치를 수입해간 일본이 김치과자나 라면은 물론 김치맛 사이다, 김치맛 초콜릿, 김치향 전용 탈취제 등 더 다양한 관련 상품을 내어놓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김치 파생상품 시장이 더 다변화되고 심도있게 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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