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어? 112 번호가 찍혔네”…당황하면 낚인다
경찰 사칭 보이스피싱 · 스미싱 기승…실제 경찰도 업무용 이용 구별 힘들어…‘112신고의 날’ 씁쓸한 한국사회
회사원 최진규(29ㆍ가명) 씨는 최근 발신번호가 ‘02-1566-0112’인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남성은 자신이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형사라며 “최 씨의 명의로 대포통장이 개설돼 경찰이 알려주는 특정 사이트에 접속해 신고접수를 하라”고 했다.

이 남성은 이미 최 씨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알고 있었고, 발신번호 끝이 112라 통화 당시 최 씨는 경찰이라는 그의 말을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전화를 끊고 난 뒤 뭔가 석연치 않았던 최 씨는 ‘보이스피싱 신고사이트’에 걸려온 전화번호를 검색했다.

‘이 번호는 경찰을 사칭하는 사기 100%’라는 결과가 나와 이 사실을 경찰에 알렸다.

2일 ‘112신고의 날’을 맞이한 가운데 끝번호가 112인 전화를 이용해 경찰을 사칭하는 범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최 씨에게 걸려온 02-1566-0112 외에도 현재 032-1566-0112 등 앞자리 지역번호만 바꾼 경찰 사칭 전화가 보이스피싱에 이용되고 있지만 이런 사기단은 중국 등 외국에 기반을 두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다.

실제 스팸신고 사이트 ‘미스드-콜’(www.missed-call.com)에 이 번호를 검색하면 2008년 7월부터 최근까지 보이스피싱 의심검색이 450회에 달한다.

끝자리 112 번호가 범죄에 사용되는 이유는 112로 찍힌 발신전화를 보면 국민 대부분이 경찰로 생각해 자연스레 긴장을 풀기 때문이다. 또 실제 이런 번호를 일선 경찰서와 경찰관이 업무용도 등으로 이용하고 있다. 경찰 사칭 번호(02-1566-0112)는 사이버 경찰청(1566-0112), 서울 강남경찰서 치안상황실(02-566-0112) 번호와 거의 같아 구별하기 힘들다.

강남서 등 일선 경찰관 역시 010-****-0112인 업무용 휴대전화를 상당수 사용하고 있다.

스미싱(smishingㆍ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사기수법)에서도 끝자리 112번호가 이용된다. 1544-0112의 경우 경찰서 및 법원을 사칭한 출석요구서 스미싱이다.

‘출석요구서 발부/내용확인 ***-112.co.kr’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에서 링크를 클릭하면 자동으로 소액결제가 진행되는 수법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을 사칭한 전화나 문자를 받으면 보이스피싱으로 의심하고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민상식 기자/ms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