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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중銀 ‘배당잔치’ 제동
5년간 33조 벌어 10조 배당
금감원, 배당 심사 기준 상향
“내부유보 늘려 위기 대비해야


‘배당 시즌’을 앞두고 하나 등 8개 시중은행의 현금배당이 벌어들인 돈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말부터 자본건전성 규제(바젤Ⅲ)가 강화되는 만큼, 배당을 자제하고 내부유보금으로 돌리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1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신한ㆍ우리ㆍ국민ㆍ하나ㆍ기업ㆍ외환ㆍSCㆍ씨티 등 8개 시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3조3765억원으로, 이 중 10조6703억원을 현금배당했다. 배당성향은 31.96%이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에 대한 현금배당금의 비율을 뜻한다. 은행권의 배당성향은 상장기업보다 훨씬 높아 여론의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2011년에는 은행권 평균 배당성향이 40.7%로 상장기업보다 배가량 높았다.

최근 5년간 은행별 배당성향을 보면 하나은행이 70.14%로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 2011년 지주사인 하나금융그룹의 외환은행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당기순이익(9851억원)의 두 배가 넘는 1조9342억원을 배당했기 때문이다.

외국계 은행인 SC도 45.71%로 높은 배당성향을 보였다. SC은행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조8592억원을 벌고 8500억원을 현금배당했다. 2008년을 제외하고 당기순이익에 상관없이 매년 2000억원 이상 배당해왔다. 2011년엔 배당성향이 83.33%에 달했다.

이어 외환은행이 44.44%, 우리은행 27.46%, 신한은행 26.13% 순으로 배당성향이 높았다. 외환은행은 2010년과 2011년 당기순이익의 약 70%를 현금배당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문제는 금융회사의 고액 배당이 재무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은행들은 오는 12월 시행되는 국제적 자본건전성 규제인 ‘바젤Ⅲ’에 대비하기 위한 자본금 확충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최근 은행들이 잇달아 후순위채권을 발행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액 배당은 은행의 자본충실도를 떨어뜨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올해 금융회사에 대한 배당계획 심사는 한층 깐깐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은 지난 7월 은행업감독규정에 배당 규제 방안을 마련했다. 또 보험사에 대해서도 배당 제한 기준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울 때를 대비해 내부유보를 늘려 손실 흡수 능력을 키워야 한다”면서 “과거 배당성향과 올해 실적, 향후 경기전망 등을 감안해 배당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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