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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황엔 사지말고 빌려쓰자”…렌털시장 고공비행
쿠쿠전자, 정수기 누적판매량 50만대 돌파
매트리스 · 피아노 등 영역까지 확대 추세


끝을 모르는 불황에 렌털시장이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얄팍해진 주머니 사정 탓에 목돈을 들여 ‘내 것’을 구매하기보다는 필요한 물건을 그때그때 빌려 쓰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 특히 초기구매비용이 많이 드는 가전업계를 중심으로 렌털시장이 ‘제2의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는 모양새다.

31일 쿠쿠전자(대표 구본학)에 따르면 쿠쿠전자는 정수기 렌털시장에 진출한 지 4년 만에 누적판매량 50만대를 돌파했다. 2010년 정수기 렌털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 2011년 18만대, 2012년 30만대의 판매고를 올린 데 이어 올해에만 20만건의 추가 가입자를 확보한 것이다.

쿠쿠전자가 최근 제품군 확대에 나서면서 선보인 얼음정수기 ‘ICE NO.5’도 예약 판매 건수만 1000대를 돌파하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정수기 시장의 최강자인 코웨이는 렌털을 통해 사업영역을 안방으로까지 넓혔다. 코웨이가 지난 2011년 11월 시작한 매트리스 케어렌털 서비스의 계정은 올 상반기 13만여개를 돌파하며 새로운 ‘캐시카우’로 떠올랐다. 코웨이는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세계적인 침대 브랜드 ‘씰리’와 제휴를 맺고 고가의 매트리스를 저렴한 가격에 빌려주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이 외에도 종합악기업체 다이나톤은 지난 1월부터 디지털 피아노 렌털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렌털시장의 영역은 정수기에서 비데, 가구, 악기까지 계속해서 넓어지는 추세다.

실제 한국렌털협회에 따르면 국내 렌털시장은 6년 만에 세 배가 넘게 성장했다. 2006년 약 3조원, 2008년 약 4조5000억원이던 렌털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약 10조원대를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중에서도 특히 돋보이는 것은 코웨이, 쿠쿠전자 등 생활가전업계의 활약이다. 업계의 특성상 필수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방문 관리 시스템’이 렌털시장에서도 빛을 발한 것이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기존 사업영역인 전기밥솥의 사후관리를 위해 서비스망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정수기를 렌털한 고객에게 정수기 관리뿐 아니라 전기밥솥까지 동반 점검을 해주는 등 보다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코웨이 역시 정수기를 관리해주는 코디 시스템처럼, 매트리스 렌털사업에도 4개월에 한 번씩 전문가가 정기적으로 고객의 가정에 방문해 먼지 제거와 자외선 살균 등 7단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케어닥터’ 서비스를 도입해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단순히 빌려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빌려주고 관리까지 해주는 렌털 시스템’이 시장의 흐름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다만 렌털시장에도 ‘암(暗)’은 존재한다. 제품을 렌털해 사용하다가 계약을 파기하는 과정에서 ‘의무사용기간’에 따른 위약금 분쟁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렌털업계 관계자는 “소유권 자체를 가지는 장기할부와 물건을 빌리는 렌털은 전혀 다른 개념인데도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혼동 사용되는 경우가 있는 듯하다”며 “렌털서비스를 이용할 때에는 계약기간과 위약금 액수, 할부 여부를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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