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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손엔 인사 한손엔 민생…朴대통령 ‘마이웨이식’ 정국돌파
“政爭 휘말리지 않겠다” 굳은 의지
국무총리 대국민담화 분위기 전환
권력기관장 인사 내부장악력 확대
일각선 “원칙론적인 대처법”지적도




박근혜 대통령이 몰아치기식 정국돌파에 나선다. 지난주 말 감사원장ㆍ검찰총장의 인선을 마무리한 데 이어 28일엔 정홍원 국무총리를 내세워 대국민 담화를 내놓았다. 한 손에는 인사를, 또 다른 손에는 민생을 통한 국회 압박카드를 쥐고 불과 사흘 만에 몰아치기식 정국돌파에 나선 셈이다.

청와대 주변에선 박 대통령이 이날 당초 열기로 했던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도 취소했다. 각종 정국 현안에 정 총리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정 총리의 담화 내용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박 대통령은 반 발짝 물러섰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날 총리 담화는 국정운영의 방향을 일자리와 경제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자신은 소모적인 정쟁에는 휘말리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며 “이 같은 청와대의 스탠스는 짧게는 박 대통령의 유럽 순방이 끝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총리가 이날 담화에서 국정원 댓글 의혹 수사에 대해 엄정한 대처와 이와 관련해 “책임을 물을 것이 있다면 결코 주저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서도 정치권에 경제관련 현안 입법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한 것은 현 정국을 바라보는 박 대통령의 시각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청와대는 ‘부정선거’가 모든 국정현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분위기를 반전하지 못하면 집권 내내 정치권에 끌려다닐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우선순위로 올려 놓은 민생 분야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최악의 상황까지 몰리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이와 관련해 “이날 정 총리의 대국민 담화는 그동안 박 대통령께서 국무회의에서나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계속해서 강조해오던 사안들”이라며 “(총리 담화는) 뜬금 없이 이뤄진 것이 아니고, 오래 전 부터 그 시기를 봐왔다. 지금이 그 타이밍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그동안 뜸들이던 인사에 속도를 낸 것도 이의 연장선상에 있다. 위태위태한 양대 권력기관의 발빠른 장악과 조직 안정을 통해 내부적으로 국정운영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한편, 복지공약 후퇴 등 박 대통령의 공약과 관련된 외부의 비판에는 전문적인 비전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도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비하면 이번 인사는 상당히 속도감 있게 이뤄진 것 같다”며 “이 같은 속도감 있는 인사는 이참에 내부 기강을 바로세우는 한편, 타임테이블에 비해 늦춰지고 있는 국정운영에 고삐를 죄겠다는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인맥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김진태 전 대검찰청 차장을 검찰총장 후보자에 지명한 것도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수사 등 현안을 마무리하고 갈대처럼 흔들리는 검찰조직을 정상궤도에 올려 놓기 위한 박 대통령의 승부수라고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박 대통령의 몰아치기식 국정현안 돌파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사와 민생을 양대산맥으로 하는 국정돌파 승부수를 띄웠다고는 하지만 여론이나 정치권의 관심을 돌릴 만한 파괴력도 없을 뿐 아니라, 원칙론적인 대처법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인사도 속도감 있게 했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동안 미뤄왔던 숙제를 이제야 끝낸 것이고, 정 총리의 담화도 지금까지 박 대통령의 스탠스에 비춰보더라도 별 내용이 없다”며 “현 정국에 대한 박 대통령의 시각이 바뀌지 않은 만큼 당분간 정국 돌파구도 쉽사리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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