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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네병원 블로그 광고 만드는 제약회사 영업사원
[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국내의 한 제약회사 영업사원 박모(29) 씨는 요즘 포토샵과 파워포인트를 한창 공부중이다. 그가 관리하는 로컬(지역)병원들의 인터넷 블로그에 올릴 광고를 만들기 위해서다. 박 씨는 병원의 인사말부터 진료과목, 병원직원들의 소개글 등 병원에 관련된 모든 홍보글을 직접 작성해 올렸다. 그는 “로컬 영업을 하는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이 병원들의 홍보글을 올리고 관리하는 것이 일종의 관행”이라며 “이렇게라도 하지않으면 병원 원장들의 눈에 들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검찰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동아제약,대웅제약 등 대형 제약회사의 대형병원 광고를 통한 불법 리베이트에 대해 수사를 진행중인 가운데, 일부 동네 병원들의 인터넷 홍보도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이 도맡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원장들의 눈에 들어야 자신의 회사 약품 등을 납품할 수 있는 철저한 ‘을’인 영업사원들이 해당병원과의 관계를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광고를 만드는 것이다.

A 제약의 경우 필드 트레이닝이라고 불리는 실무교육 기간에 아예 자신의 담당 병원 홍보 블로그를 만드는 것을 과제로 내주고 이를 성적에 반영하기도 한다.

경력 3년차 영업사원인 진모(34) 씨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병원을 검색하고 방문하는 손님들이 많아지면서 병원들이 인터넷 홍보 등을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이 대신 만들어주는 경우가 많은데 대형 병원들의 홈페이지 구축처럼 많은 비용이 들지는 않지만 워낙 관리하는 병원이 많다보니 신경이 곤두서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병원 홍보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학생 김모(27) 씨는 “신뢰성 있는 정보가 생명인 병원에 관한 정보글을 해당 병원 관계자가 아닌 제약사 영업사원이 작성한다면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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