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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 X파일> 미국에서는 한 인기 하는 쏘울…한국에서는?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신형 쏘울이 출시됐습니다. 2008년 한국에서는 박스카라는 신세계의 문을 열었던 쏘울이 출시된 지 5년 만에 기존 쏘울과는 완전히 다른 모델로 시장에 나선 것이죠. 이쯤 해서 갑자기 잊고 지냈던 추억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약 2년 전인 2011년 가을, 저는 미국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라는 작은 도시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내고 있었습니다. 당시 현지에서 만났던 많은 미국인 친구들은 대부분 부모님의 도움 없이 돈을 벌어 차를 사다 보니 오래된 일본차를 가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장 갖고 싶은 차에 대한 질문에 그들은 BMW,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같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이름을 가장 먼저 말했습니다. 한국의 젊은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이죠. 하지만 현재 자금과 같은 현재 상황을 고려했을 때 가장 갖고 싶은 차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그들의 대답은 다소 의외였습니다. 바로 많은 친구가 기아차 쏘울을 꼽았던 것입니다.



미국인 친구들은 쏘울의 장점을 분명하게 말해줬습니다. 가격이 착하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면서도 운전을 하고 있으면 인도를 걸어가는 사람들이 한 번씩은 쳐다보게 되는 개성 있는 디자인을 구현하는 몇 안 되는 차가 쏘울이라는 것이었죠. 최근 지인 중에서도 쏘울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미국 현지의 제 단골 렌터카 업체에도 쏘울은 ‘핫’ 한 존재였습니다. 입고되면 가장 먼저 빌려 가는 차가 바로 쏘울이라고 하더군요. 심지어 입고되기 무섭게 다른 사람이 빌려 가는 바람에 자신들도 구경하기 힘들다는 농담까지 했습니다. 실제로 15대 정도의 적은 수의 차량을 운영하는 이 업체는 쏘울만 2대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제게는 기회가 되면 한 대 더 사들일 계획까지 갖고 있다고 귀띔까지 해주더군요.

이런 인기 때문인지 몰라도 실제로 미국 도로에서도 쏘울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제 경험은 미국 일부분에 한정돼 있긴 하지만 그만큼 많은 미국인이 쏘울을 구매했다는 것이죠. 미국 시장에서 쏘울이 성공했다는 부분은 숫자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쏘울은 2009년 3월 출시된 이후 매년 판매량이 꾸준하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2009년 3만1587대를 시작으로 2010년에는 6만7110대가 판매됐죠. 지난 2011년부터는 10만2267대가 판매되며 처음으로 연간 10만대 판매를 돌파했고 2012년에는 11만5778대, 그리고 2013년 1월부터 9월까지는 9만624대가 판매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쏘울은 미국 시장에서의 활약에 비하면 한국 시장에서의 실적은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입니다. 처음 출시했던 지난 2008년 9월, 기아차는 쏘울의 국내시장 판매 목표로 연간 3만6000대를 제시했습니다. 월 3000대 수준의 판매량을 목표로 잡았던 것이죠. 하지만 지금까지 쏘울이 그려온 국내 시장에서의 성적표는 그다지 좋지 않다는 점이 기아차에는 걱정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2008년 9월에 출시된 이후 쏘울은 2008년 9574대를 시작으로 2009년 2만1239대, 2010년 2만2200대가 판매됐습니다. 특히 2011년부터는 판매 하락세가 두드러져 2011년에는 1만6792대, 2012년에는 6661대가 판매됐고 2013년 1월부터 9월까지는 1226만이 판매됐습니다. 비록 신형 쏘울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판매량이 급감했다고는 하지만 줄어도 너무 줄어든 것이죠.

그런 만큼 신형 쏘울이 앞으로 보여줄 실적에 큰 관심이 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미 미국에서는 신형 쏘울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특히 햄스터를 주인공으로 쏘울의 개성을 잘 표현해 만든 광고는 유튜브를 통해 방영되면서 미국에서는 25일까지 조회 수가 350만건에 이를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과연 이번에 출시되는 신형 쏘울의 한국 시장 성적표는 어떨까요? 지난 22일 신형 쏘울 출시 행사장에서 서춘관 기아차 상무는 “한국 시장에서의 판매 목표는 2013년 4500대며 이후 매년 2만대 수준으로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5년 전보다 분명 목표가 줄었지만 여전히 달성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과연 이번에는 신형 쏘울이 박스카로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차량이라는 이름표를 떼고 당당히 기아차의 ‘볼륨카’가 될 수 있을지 벌써 결과가 기대됩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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