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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주68시간→52시간…생산직은 피부로…근무시간 불명확한 사무직은 ‘사각지대’
근로시간 단축…내 근로시간 얼마나 줄어들까
내 근로시간은 얼마나 줄어들까.

정부가 2016년부터 법정근로시간을 주52시간(현행 68시간)으로 줄이기로 하면서 일선 근로자의 근무환경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사무직보다 근무시간이 명확한 생산직 근로자가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중론이다.

다만 법정근로시간 준수 여부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데다 인건비 등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줄어든 근로시간을 체감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례를 들어보자. 기저귀용 통기성 필름 등을 만드는 한스인테크는 근로시간 단축의 성공사례로 뽑힌다. 한스인테크는 2011년 말 ‘2조2교대’ 근무방식에서 ‘3조2교대’로 바꾸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근로시간은 66시간에서 51.3시간으로 확 줄인 반면 생산량과 가동일수는 각각 27%, 19% 늘었다.

가장 큰 변화는 사내 학습문화가 자리잡았다는 점이다. 직원이 4일 일하고 2일 쉬는 패턴으로 근무환경이 바뀌면서 쉬는 날 중 첫째날은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학습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1인당 학습시간이 182시간이 보장되는 셈이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ㆍ사회정책 연구본부장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남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특히 음악, 공연, 관광, 레저 등 문화산업에 새로운 동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근로시간 단축을 시도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플라스틱 사출성형금형 제조업체인 A사는 지난해 4월까지 신규 채용 등으로 근로시간을 줄이려고 했지만 금형개발 업무의 특성상 인력 충원만으로 역부족이었다.

직원은 늘렸지만 근로시간은 줄여지지 않은 것이다. A사는 특히 “법정근로시간 준수를 위해 추가 채용을 추진하고 있지만 인건비 등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면서 “근로시간이 주52시간으로 단축된다면 납품기한을 맞출 수 없을 뿐더러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법인 노정 최낙현 대표노무사는 “법정근로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결국 인력을 채용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제조업의 경우 경기 상황에 따라 주문물량이 유동적이기 때문에 근무조건을 바꾸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사무직 근로자는 상대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구개발직, 영업직, 서비스직 등은 대표적인 사각지대로 손꼽힌다. 생산직과 달리 ‘정규’ 근로시간과 ‘초과’ 근로시간에 대한 구분이 불명확한데다 사무직 근로시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관대하기 때문이다.

김준영 한국고용정보원 인력수급전망센터장은 “생산직은 ‘주어진 시간’ 동안 일을 하는 개념인 반면 사무직은 ‘주어진 과제’에 맞춰 일을 하는 업무 방식”이라면서 “밤을 새워서 일을 하더라도 일한 시간만큼 보상받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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