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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픈 환자들 볼모 삼아 대체 뭐하는 짓 인지…” 분통
서울대병원 6년만에 파업
진료예약등 대부분 업무 차질


23일 서울대병원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환자를 볼모로 ‘명분 없는 파업’을 시작했다”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대병원 임직원들의 임금 수준이 낮지 않은 데다 새롭게 들어선 노조 집행부와 병원 사이에 기싸움 성격이 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노사 갈등 속에 몸이 불편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속만 터지는 상황이다.

총파업 출정식이 열린 23일 오전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본원 1층 로비는 각종 노동가요가 흘러나오며 본원을 쩌렁쩌렁 울렸다. 휠체어를 타고 나온 한 환자는 “마음 편히 안정을 취해야 할 환자들이 있는 병동에서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며 불편한 기색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백내장으로 2층에 있는 안과를 찾은 김모(70) 할머니는 “환자를 볼모로 하는 이 파업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파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이라 아직은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지만 안정을 취해야 할 환자들이 있는 병원에서 굳이 이렇게 해야 하느냐”며 불만을 표했다. 2층에서 퇴원 수속을 밟던 심모(76) 할머니 역시 “마침 오늘 퇴원이라 다행스럽다. 불편을 겪지는 않겠지만 굳이 저렇게 온 병동에 다 들리게 노래를 크게 틀어 놓고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조용히 협상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일 아니냐”고 말했다. 본원에는 3~12층에 1600명의 환자들이 입원해 있다.

이번 파업을 이끌고 있는 노조는 ▷선택진료제 폐지 ▷임금 총액 13.7% 인상 ▷비정규직 정규화 및 인력 충원 ▷적정 진료시간 확보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서울대병원 임직원들의 임금 수준은 삼성서울병원이나 서울아산병원 등 상급 종합병원과 유사하며 상위 5위 안에 든다”고 말했다.

총파업에 따른 의료 공백 및 인력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대병원 측은 “보직자와 비노조원을 중심으로 대체 인력을 총동원해 필수 진료 기능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응급실과 중환자실의 경우는 노조와의 협의를 통해 의료 공백이 전혀 생기지 않도록 할 계획이며 수술실ㆍ분만실 등 핵심 시설 역시 필수 유지 인원에 문제가 없도록 할 계획이다. 파업이 시작된 23일 오전에도 일부 혼선이 있었지만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외래 진료와 신규 입원, 일반 진료, 수술 등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차질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병원 측은 예약 환자는 모두 진료한다는 입장이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외래 환자 진료가 축소될 것은 불가피하다. 신규 입원 역시 파업 여파에 따라 어느 정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대체 인력을 투입하고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어느 정도의 차질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태열ㆍ박병국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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