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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기하라, 리스크경영>대내외 경제환경 악화, 유동성 위험 급증, 오너 부재
3惡 뚫으려면 무조건 ‘리스크 경영’ 재무장을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벼랑 끝에 몰린 기업들. 바야흐로 기업 위기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내외적 경영 환경으로 인한 실적 악화와 유동성 관리의 실패, 여기에 오너 최고경영자(CEO)의 수난과 같은 ‘리스크’들이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재계가 ‘리스크 경영’으로 재무장해야 한다는 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오너 CEO의 부재가 실적 악화로 직결되면서 장기적으로는 부재경영(Absentee Management)이나 전문경영인 시대를 준비하는 게 한국 경제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근 위기에 빠진 기업들의 공통점은 바로 리스크 관리에 실패했다는 점이다.

우선 ‘대내외적인 리스크’가 기업들을 강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포스코의 영업이익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으며 현대중공업 역시 업계 불황으로 인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50.5% 줄었고, 두산 역시 주력 계열사의 부진으로 상반기 영업이익이 37.4%나 감소하는 등 대내외 리스크가 기업을 위축시키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 속에 기업은 질적 구조까지 악화되며 리스크 극복을 위한 기초 체력까지도 나빠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0년 25% 수준이던 저성과기업의 비중은 2012년 42%로 급증했다. 이에 반해 고성과기업의 비중은 2010년 16%에서 2012년 9%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채권이나 기업어음(CP) 등의 과도한 발행 등으로 인해 최근 발생하고 있는 ‘유동성 리스크’ 역시 리스크 경영의 기본을 무시한 결과다. 현재 30대 대기업이 내년 말까지 갚아야 할 만기 회사채 규모는 3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또, 지난해 기준 30대 대기업의 부채 총액 역시 600조원에 육박해 지난 2007년에 비해 급증했다. STX와 동양은 유동성 위기를 막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했으며 한진과 현대의 부채 비율은 각각 437.3%와 404.1%, 동부와 금호아시아나 역시 259.4%와 265%를 기록해 위험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대내외적인 리스크의 발생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 전문가들은 ‘리스크 경영’의 내재화가 반드시 필요한 때라고 지적한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경제 환경이 예전보다 척박한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며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들은 고성장을 누리던 옛날의 추억에 젖어 기업 환경의 변화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안이하게 대처해선 안 된다”고 했다. 특히 “코닥, 노키아, 소니 등의 기업들은 당시 상황에 안주하다 연이은 리스크를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몰락했다”며 “잘 나갈 때 졸다 망한 기업이 많다”고 했다.

이와 함께 오너 부재가 곧바로 사업추진 동력의 둔화로 이어지는 ‘오너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부재경영 시대를 맞이하자는 의견도 있다. 배임 및 탈세 등으로 잇따라 오너가 구속된 SK와 한화, CJ 등이 추진하던 사업의 동력 둔화가 뚜렷한 만큼 오너 1인에게 의사결정 구조가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전문경영인 등의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각 부문에서 정해진 구조에 따라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때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지금 시대엔 회사마다 시스템이 탄탄하고 정교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이병철, 정주영 등으로 대표되는 1세대 경영인 시대의 카리스마를 통해 기업을 운영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했다.

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그것들이 실질적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창기 고려대 교수는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 구축됐다 하더라도 오너 경영인 등이 이를 무시한다면 무용지물”이라며 “구축된 시스템을 통해 결정된 사안이 충분히 힘을 발휘할 방안도 반드시 마련해야만 한다”고 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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