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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alth>노후가 불안한 한국인... 그들을 위한 노후 준비 3대 전략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최근 꽤 충격적인 사실을 발표했다. 한국인들이 은퇴 준비를 절반 수준밖에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KB경영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2013 한국 비(非)은퇴 가구의 노후준비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노후 준비지수는 50.3으로, 지난해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즉 노후 준비가 50% 밖에 안 돼 지금보다 노후준비를 위해 배 이상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재무적 분야의 하락이 눈에 띄었다. 재무 준비지수는 40.3으로 비재무 부문(65.3)과 큰 차이를 보였다. 즉 은퇴 후 매달 227만원의 생활비가 필요하지만, 실제 준비한 노후자금은 월 91만원(40.3%)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재무적 노후 준비는 더욱 취약해졌다. 20대의 재무준비지수는 62.6였지만 30대 50.9, 40대 39.5, 50대 32.8 등으로 낮아졌다. 은퇴를 목전에 둔 50대의 노후 준비가 고작 32.8%밖에 안된다는 점은 가히 충격적이다.

이처럼 KB노후준비지수 중 재무 부문의 하락은 악화된 경제상황을 반영한다. 은퇴에 대한 관심이 높아도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노후 준비를 따로 하기는 사실 어렵다. 그렇다고 노후 준비를 등한시할 수는 없는 일. 현명하게 노후 준비를 할 수 있는 3가지 팁을 소개해본다.

▶자기 자신을 알라=우선 자신의 노후 준비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후 준비에 있어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아야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KB경영연구소는 노후준비 유형을 재무적 관점과 비재무적 관점에 따라 ▷균형 준비형 ▷재무 준비형 ▷비재무 준비형 ▷준비 부족형 등 4가지로 나눴다. 균형 준비형은 재무와 비재무적 측면 모두 일정 수준 이상 준비해 노후가 걱정없는 사람들로, 전체 비은퇴 가구의 28.2%에 불과하다.

반면 비재무적 측면은 양호하지만 재무적 측면이 취약한 비재무 준비형은 전체의 45.5%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즉 건강이나 사회적 관계, 심리적 안정 측면에서는 준비가 잘 됐지만, 노후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안정적인 적금, 예금 위주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위험자산의 투자비중을 다소 확대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재무적, 비재무적 측면 모두 준비가 안 된 준비 부족형이다. 이들은 18.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들은 행복한 노후를 위해 취미를 갖거나 심리적 안정을 위한 인간관계 형성은 물론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 등 수입의 일정 부분을 노후에 투자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직업에 따라서도 노후 준비 유형이 달라질 수 있다. 공무원이나 준공무원은 48.2%가 균형 준비형에 분류될 정도로 노후 준비가 잘되고 있었다. 반면 자영업은 10명 중 6명(59.4%)이 비재무 준비형으로, 은퇴자금 마련을 하지 못한 상태였다. 기능직 역시 비재무 준비형과 준비 부족형이 각각 46.2%와 24.6%로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부동산 자산을 활용하라=노후 준비를 위해 따로 여유를 내기 어렵다면 부동산 자산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부동산 유동화를 통해 은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말이다. 특히 은퇴를 눈앞에 둔 50대는 은퇴 자금을 따로 마련할 여력은 없지만 20~40대보다 부동산 자산 비중이 높기 때문에 다른 연령대보다 부동산 자산 활용에 따른 노후준비 개선 가능성이 컸다.

실제로 KB경영연구소가 주택연금 등을 활용해 보유 부동산을 노후 준비자금으로 사용하면 평균 재무 준비지수가 40.3에서 50.5로 10.2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50대는 부동산 자산 보유율이 81.3%로 높다 보니 부동산을 유동화하면 재무 준비지수가 32.8에서 47.1로 14.3포인트나 증가한다. 반면 부동산 보유율이 34.1%에 불과한 20대는 유동화 시 재무 준비지수가 62.6에서 65.1로 2.5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노후준비 유형별로 보면, 부동산을 유동화했을 때 균형 준비형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부동산 등 자산을 유동화하기 전 균형 준비형은 28.2%에 불과했다면, 유동화한 후에는 37.2%로 9%포인트 증가했다. 재무 준비형 역시 7.8%에서 9.8%로 2%포인트 늘었다. 반면 비재무 준비형과 준비 부족형은 각각 9%와 2% 줄어들었다.

지역별로 보면, 부동산 유동화로 재무 준비지수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곳은 울산(12.6)이었다. 다음으로 전남(12.5), 부산(11.1), 경북(10.7), 경기ㆍ대전(각각 10.6) 순이었다. 반면 충남(8.0)과 강원(8.4), 충북(8.6)은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자녀 관련 지출을 관리하라=교육, 결혼 등 자녀와 관련된 지출에 대한 관리만 잘해도 노후준비가 수월할 수 있다. 결혼을 해 자녀가 있는 가족일수록 노후준비지수가 낮기 때문이다.

부부가구의 노후준비지수는 47.4로, 독신가구(60.5)에 비해 13.1포인트나 낮았다. 부부가구 중에서도 자녀가 없는 가구는 60.4로 독신가구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자녀가 있다면 46.1로 준비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진다. 특히 재무 준비지수의 경우 자녀가 있는 부부가구는 33.1로, 은퇴 필요 자금의 3분의 1밖에 준비를 못 하고 있었다.

준비 유형별로 봐도 유(有) 자녀 부부가구는 균형 준비형이 23%에 불과했지만, 비재무 준비형, 준비 부족형 등 재무적으로 노후준비가 부족한 가구는 72.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실제로 KB금융연구소가 지난 6월 전국 24~58세 성인 29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40~50대가 노후 생활자금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이유로 40대는 32.3%, 50대는 37.5%이 ‘자녀의 교육비ㆍ결혼자금 부담’을 꼽았다. ‘소득이 적어서’(40대 44.5%, 50대 36.4%)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응답이었다. 노후생활을 준비하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과도한 자녀 양육비ㆍ교육비’와 ‘자녀의 결혼 및 사업자금 지원’으로 꼽은 사람도 각각 26.6%와 22.8%로,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비 부족(28.4%)’ 다음으로 많았다.

김희규 KB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자녀의 유무는 노후 대비에 있어 가장 큰 변수”라며 “재무적 노후준비가 선행돼야 건강이나 가족으로 인한 행복감, 심리적 안정 등 비재무적 노후 준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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