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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生生 비즈> “국감출석 본사는 이해 못해”…울고 싶은 수입차 CEO들
“통역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본사에 보고해도 무슨 말인지 잘 이해를 못하더군요.”

‘D데이(DAY)’ 15일을 맞이한 수입차업계는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이날은 국회 정무위원회가 수입차업계 대표이사를 대거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한 날. 수입차업계 CEO가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생소한 자리이지만, 출석 요구가 온 만큼 최대한 성심껏 답한다는 게 수입차업계의 입장. 하지만 출석을 결정하고 준비하기까지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무슨 잘못을 했기에 국회에서 출석을 요구하느냐는 본사의 추궁부터, 어떤 내용을 준비해야 하는지, 통역은 제대로 제공되는지 물어볼 곳도 마땅치 않아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국정감사는 국회 본연의 의무이자 권리. 필요한 증인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국회 출석을 요구하는 것 역시 당연한 수순. 하지만 자칫 생색내기식 증인 출석이 이어지고 있다는 역풍도 적지 않다. 왜 출석을 요구하는지, 무엇을 답변해야 하는지, 어떻게 답변해야 하는지도 명확하지 않은 증인 출석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입차업계의 웃지 못할 국감 증인 출석 풍경도 그 한 예이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은 증인 출석 당일인 15일 오전 현재까지도 출석 여부를 놓고 고민했다. 회사 관계자는 “그냥 출석하고 질문에 성실히 답변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본사 차원에선 국회에 출석하는 것 자체가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출석 요청을 받은 수입차업계의 CEO도 내심 난감하긴 마찬가지. 이날 국회에 출석하는 수입차업계 CEO는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브리타 제에거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 정재희 포드코리아 사장, 임준성 한성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이다. 외국 본사 입장에선 ‘국회 출석’을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노릇. 본사에서도 쉽게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게 수입차업계의 반응이다. 김효준 사장은 “독일 본사에 국회 출석 요청을 받았다고 보고했는데, 무슨 의미인지 잘 이해를 못하더라”며 “결국 일단 출석을 하고 끝난 뒤 다시 보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측도 “무슨 질문이 나올지 잘 몰라 어떻게 대비를 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라며 “일단 출석해 최대한 성실하게 답변을 한다는 입장 외엔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통역을 별도로 준비해야 하는지, 어느 임원까지 국정감사에 동행해도 되는지 수입차업계에서 처음으로 국감 현장에 출석하는 탓에 실무적인 혼선도 적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특혜를 바라는 건 당연히 아니지만, 외국계 기업이란 특수성을 좀 더 고려해 업무를 진행해줬으면 더 좋았으리란 아쉬움도 있다”고 전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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