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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 CJ 구원투수 나선 이채욱… ‘上下同欲者勝’ 강조한 까닭은?
오너 공백 극복위해 이채욱 대표체제로 전환…임직원들에 “위 · 아래 같은 마음이면 반드시 이긴다” 비장한 인사
고희(古稀)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는 손자병법을 말했다. 일반인이라면 은퇴해 소일했을 나이에 앞장서서 위기 대처법을 논하고 있으니 타고난 팔자라면 팔자다. ‘직업이 최고경영자(CEO)’라는 수식어가 있는 이채욱 (주)CJ 대표이사 부회장 얘기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공석이어서 비상상황인 CJ에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 부회장은 지난 14일 취임식 대신 서울 남산 본사에서 임직원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면서 손자병법에 나오는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을 강조했다. 위아래가 같은 마음이면 반드시 이긴다는 뜻으로, 비장함이 녹아 있는 문구다.

지난 4월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영입돼 ‘CJ맨’이 된 그는 노련했다. 임직원과 통성명하면서도 분위기를 띄웠다. “밖에서 보던 CJ와 6개월이지만 안에서 보는 CJ는 너무 많은 차이가 있다”고 했다. 외부에선 CJ에 대해 안 좋은 얘기를 많이 하는데 CJ에 와보니 괜찮다는 뜻이다. 삼성 GE 인천공항공사 등 내로라하는 기업에서 일했고, 대표이사 사장ㆍ회장 타이틀만 25년 가까이 달고 살았던 그의 진단인 만큼 ‘립서비스’라고 인색한 평가를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이 대표의 부담감은 그의 CEO 인생을 통틀어 요즘이 가장 클 법하다. 그는 이날 스스로도 “실질적인 창업주 역할을 한 회장이 부재인 상황이라 공백이 더 크게 느껴진다”고 했다. 

실제로 CJ제일제당 등 주력 계열사의 실적이 좋지 않아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이전까지 성공한 CEO로 이미지를 다진 이 대표로선 큰 시험대에 선 셈이다.

그는 이날 “위기 속에서는 몸집을 최대한 가볍게 갖고 가야 한다”며 “현금 흐름과 수익 위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원투수’로서 자신의 역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울러 국민의 사랑 없인 CJ도 없다며 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재현 회장이 줄기차게 강조해온대로 신성장동력 발굴과 신시장 개척 등 글로벌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할 뜻도 밝혔다. 오너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어야 가능한 목표다.

시련의 시절을 맞은 CJ가 전격 수시인사를 통해 중용한 ‘관록의 CEO’인 이 대표가 CJ의 중심을 얼마나 잘 잡아갈지 주목된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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