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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굴릴데 없다’…2%대 금리굴욕에도 적금잔액은 사상최대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한국은행이 조사한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중에 나온 은행들의 정기적금 수익성은 2년동안 돈을 꼬박 부어야 평균 이율이 3%도 채 되지 않는 수준이다.

이처럼 적금의 ‘이자 메리트’는 이전에 비해 상당부분 감소됐지만 적금잔액은 사상 최대치에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만큼 안전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고, 돈 굴릴 데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14일 전국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적금금리 비교 자료를 보면 10월 현재 17개 주요은행의 총 32개 적금 상품(2년 만기)의 연 이율은 평균 2.94%로 나타났다. 14.5%의 이자소득세를 제외하면 실질금리는 2.51%로 떨어진다. 1년 만기와 3년 만기의 평균금리는 각각 2.8%, 3.0% 수준을 보이고 있다.

2년 납입 기준으로 현재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경남은행의 ‘행복 Dream 여행적금’과 ‘월복리 솔솔적금’이다. 이 상품의 금리는 2년만기 3.5%다. 3년 만기 시 3.7%까지 올라간다. 전북은행의 ‘JB다이렉트적금(자유적립식)’도 3.4%로 비교적 후하게 금리를 쳐주고 있다. 광주은행의 ‘사이버우대적금’(3.3%), 부산은행의 ‘e-푸른바다자유적금’(3.3%)도 높은 편이다.


반면 한국씨티은행의 ‘라이프플랜저축’은 2.5%로 최고 이율 상품과 차이가 1% 포인트가량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의 ‘친(親)서민섬김통장’, KDB산업은행의 ‘일반정기적금’은 모두 2.7%로 그 다음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은행들의 적금상품은 2008년에만 해도 평균 금리가 5%를 넘나들었다. 하지만 은행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앞다퉈 적금금리를 내리다보니 오히려 ‘적금에 돈을 넣으면 손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데도 은행들의 적금 잔액은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한은에 따르면 8월 현재 예금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은 36조9640억원으로 전달보다 4900억원 늘었고,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무려 8조100억원 가량이 증가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0년 1월 이후로 역대 가장 많은 액수다.

정기적금 잔액이 증가한데는 은행들이 예금보다 실질 이자비용이 낮은 적금으로 고객들을 유인한 탓도 있다. 적금 가입자가 만기까지 계약을 유지하는 비율은 통상 70%에 못 미치고, 고객이 중도해지시 지급해야 할 이율은 0.1% 수준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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