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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인매수 vs 펀드환매 승자는
외인 8월이후 9조3500억 사들여
26거래일째 순매수 행진 지속

주식형펀드 21거래일째 순유출
3조4054억원 빠져나가

지루한 힘겨루기 2050서 갈릴듯


현재 한국 증시를 좌우하는 세력은 크게 두 가지다. 외국인 매수세와 이 틈을 탄 펀드 환매 물량이다.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외국인 수급은 절정을 지난 모습이다. 외국인은 지난 8월 23일 이후 순매수 행진을 거듭하며 9조35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뱅가드 벤치마크 변경, 일본 엔화 약세 등으로 6개월간 빠져나간 10조원 물량이 단 25거래일 만에 거의 다시 채워졌다. 2일에도 순매수로 시작하며 26거래일째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거침없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미국 FOMC 회의 이후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매수세는 지속되고 있지만 그 규모는 1000억~2000억원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9월 중순 이후 개별종목에서 매수세가 잦아든데다 이를 보완해온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도 점차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상범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순수 바스켓 비중은 줄어들고 있어 괴리차가 하락하면 프로그램 매수가 개별종목 순매수세 감속을 보완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코스피지수 상승 과정에서 달러 환산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에 근접해 가격 부담이 커진 것도 외국인 순매수가 잦아든 요인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이 코스피를 끌어올리는 사이 펀드 환매는 계속됐다. 8월 28일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ETF 제외)에서 21거래일 연속 3조4054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박스권 상단에서 투자자의 차익실현 욕구가 적극 발현된 것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2050선까지 투신권의 환매 대기물량은 약 2조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펀드 환매의 지루한 힘겨루기가 2050선 돌파 여부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2050선을 넘으면 대기하고 있던 차익실현성 환매 물량이 환매 시점을 연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박스권을 벗어나 새로운 추세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망은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글로벌 펀드에서 한국 비중이 높아지는 등 외국인의 매수 여력이 아직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한국과 관련있는 5대 글로벌 펀드(GEMㆍAsia ex JPㆍPacificㆍGlobal ex USㆍGlobal)의 총자산에서 한국 비중은 8월 말 현재 4.7%다. 이는 최근 10년 평균(6%)보다 1.3%포인트 낮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요 펀드의 한국 비중이 낮은 상황에서 국내 주식형펀드 환매는 외국인에게 저가 매수의 기회요인”이라며 “현 코스피 수준은 외국인 수급 주도력이 회복하기 전의 과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도 꾸준한 외국인 자금 유입을 기대하게 한다. 그동안 외국인 자금 유입의 이유가 크게 한국 시장의 저평가와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이라고 볼 때 밸류에이션 측면은 줄었어도 경기회복 기대감은 유효한 만큼 외국인이 한국 시장을 이탈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방향성은 유지되고 있다”며 “외국인 자금 속도는 향후 경제지표나 기업실적을 확인하며 단계별로 조정되겠지만 유입되는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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