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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ㆍ기아차 미국 판매 13.9% 급락. 美도 빨간불
-작년 9월대비, 현대차 -8%, 기아차 -21%

-업계 평균 -4.4%보다 3배나 더 감소



[헤럴드경제= 김상수 기자]현대ㆍ기아자동차가 내수 시장에 이어 미국 판매에서도 빨간불이 켜졌다. 국내 파업 여파에 이어 연방정부 폐쇄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전년 대비 10% 이상 판매가 급감한 데다 향후 미국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리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연방정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특별 할부금 유예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현대차도 긴급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2일 현대ㆍ기아차 및 오토모티브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5만5102대, 3만8003대를 판매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 21% 감소한 실적이다. 현대ㆍ기아차를 합치면 9만3105대로, 지난해 9월보다 13.9% 나 급감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8월 국내 공장의 노사 갈등과 부분 파업으로 수출 물량에도 차질이 생겼다”며 “그 여파가 9월 미국 실적에 반영됐다”고 전했다.

올해 판매 추이와 비교하면 9월 판매 감소가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현대ㆍ기아차는 3월 미국 시장에서 11만7431대를 판매한 이후 5월 12만685대를 비롯, 매월 10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 8월 역시 11만8126대를 기록하며 10만대 이상 판매를 이어갔지만, 9월 판매에서 이보다 2만5000대 이상 급감하며 다시 10만대 이하로 떨어졌다. 


현대ㆍ기아차의 감소폭은 업계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은 내수 경기 위축, 공휴일 등의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으나, 현대ㆍ기아차(-13.9%)는 업계 평균보다 3배 이상 더 급감했다. 판매량이 4000대 내외에 불과한 볼보(-15.9%)를 제외하면 현대ㆍ기아차가 가장 급감한 판매감소율을 나타냈다. 도요타는 4.3% 감소에 그쳤고, 포드는 오히려 5.7% 증가했다. 현대ㆍ기아차의 9월 시장 점유율은 8.2%로, 지난해 9월 기록한 9.1%보다 0.9%p 감소했다.

미국 시장에서 판매가 급감한 건 우선 국내 노사 갈등에 따른 여파 때문이다. 현대차 주력 모델인 아반떼만 해도 미국 현지 생산 외에 전체 판매량의 40% 내외를 국내 공장에서 생산, 수출하고 있다. 오토모티브 뉴스에 따르면, 9월 동안 미국 주요 자동차업체의 평균 재고일수는 54일로, 현대ㆍ기아차는 이보다 6일 부족한 48일에 그쳤다. 크라이슬러, 포드, GM 등 미국 자동차 3인방은 모두 60일 이상의 재고일수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가 물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의미이다.

판매 감소 뿐 아니라 연방정부 폐쇄 등 미국 시장에 악재가 겹치면서 현대ㆍ기아차도 긴급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이날 미국 연방 정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할부금 상환을 유예하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연방정부 폐쇄에 따라 현재 현대차를 보유한 공무원에게 폐쇄 기간 동안 할부금 납부를 유예해주는 내용이다. 또 10월 중 차량 구매를 원하는 연방정부 공무원은 90일간 차량 금액 납부를 유예해주기로 했다.

존 크라프칙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사장은 “기존 현대차의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처럼 이번 프로그램 역시 불안한 시기에 현대차 고객에게 힘을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차량 구매 후 실직하게 되면 차량을 반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미국 판매 위축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다양한 대책 마련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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